상반기 취업대란시작…좁은문 뚫어라

상반기 취업대란시작…좁은문 뚫어라

입력 2010-04-14 00:00
수정 2010-04-1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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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상반기 채용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1분기 채용공고를 통해 본 상반기 취업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인턴제 확대와 이에 따른 실무능력 평가 강화로 분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채용에 나서는 대기업들은 인턴제를 대거 도입하면서 예전처럼 학점, 어학 점수 등 ‘스펙’ 위주의 줄세우기 전형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기업에 특성화된 실무능력 중심의 인재를 골라낼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써보고 뽑는다..인턴제 확대”

무엇보다 올해 채용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인턴제 확대다.

올 상반기부터 대부분 대기업이 대학 졸업자들을 일정 기간 현장에 투입해 업무 성적을 점검하고 나서 정식 사원을 뽑는 인턴제를 도입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407개사 중 34.9%(142개사)가 올해 인턴사원을 채용한다.

STX가 신호탄을 올렸다. STX는 지난해 상.하반기 두 번 신입사원을 공개채용 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인턴만 채용한다. 우선 600여명을 뽑아 우수자는 하반기 신입공채에서 최종면접만 거쳐 입사를 확정하거나 1차 면접을 면제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아예 신입사원 전체를 인턴 채용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인턴 선발 인원인 500여명의 절반 정도를 정식 사원으로 채용한다.

삼성전자와 LG그룹은 각각 800명의 인턴을 뽑고, SK도 600여명의 인턴 중 상당수를 정직원으로 전환한다.

이밖에 현대.기아차나 롯데, 은행권 등도 대규모 인턴 채용을 계획 중이다.

인턴 채용을 늘리면서 일단 외형적인 문을 넓어졌다.

그러나 인건비 증가를 우려하는 기업은 대부분 일정 비율 이하로 정규직 전환 비율을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기간 아르바이트’로 언제 전락할지도 모르는 구직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구직자들도 이러한 ‘고용 불안’을 이유로 인턴 채용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다.

커리어가 최근 구직자와 대학생 1천1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4%가 인턴연계 채용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이들 가운데 37.5%는 ‘청년 취업난이 실질적으로 해소되지 않기 때문’을 부정적 이유로 꼽았다.

●”기업 원하는 실무능력 갖춰야..영어 말하기 능력 필수”

인턴제 확대는 기업의 채용 관행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지금처럼 ‘걸러내기’에 급급한 서류전형과 단기간 면접이 아니라 실제로 몇 달 동안의 업무 성과를 바탕으로 채용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일단 인턴제 도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커리어가 기업 인사담당자 35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87.1%가 인턴 연계 채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 이유(복수응답)로는 55.5%가 ‘실무능력이 부족한 신입사원을 미리 교육할 수 있기 때문’을 꼽았고, ‘허수 지원자가 줄어들기 때문’(29.7%)이라거나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지 검증해볼 수 있기 때문’(9%)이라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기업 입장에서 ‘일단 써보고’ 채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인턴제는 구직자들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입사시험 점수 경쟁에서 한 차원 더 나아가 실제 기업의 업종과 특성에 따른 실무 능력을 준비하게 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글로벌화되면서 대부분 기업이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외국어 능력은 단순한 점수보다는 말하기, 쓰기 등 실제 소통 능력을 중시하는 추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류 전형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경향은 나타나고 있다.

삼성은 이미 몇 해 전부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 오픽(OPIc.영어 말하기능력시험) 영어성적 제출을 의무화했고, 두산, CJ, 포스코, STX, LG전자 등도 영어 말하기 시험 성적(오픽, 토익 말하기, 불라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신세계, 대우조선해양, 대한항공 등은 자체 영어 말하기 시험을 채용절차에 도입했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기업별로 모두 다른 인재상에 전형과정이나 평가방법도 다양화하는 추세”라며 “다만 공통으로 ‘마인드’를 중시하는 만큼, 지원 기업에 대한 정보를 꿰고 철저히 그 기업에 맞춰서 ‘충성심’을 드러낸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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