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은행발 고졸 채용’ 전금융권 확산 독려

정부 ‘은행발 고졸 채용’ 전금융권 확산 독려

입력 2011-07-25 00:00
수정 2011-07-2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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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업무 성격 다르다”…채용변화에 난감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에서 시작된 고등학교 졸업자 채용 바람이 모든 금융권으로 확산하도록 정부가 독려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 22일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연합회 관계자들을 불러 금주 중으로 회원사의 고졸 채용계획을 취합해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은행연합회가 각 은행의 고졸 인력 채용확대 계획을 모아 최근 발표한 것처럼 협회별로 회원사들이 고졸을 얼마나 뽑을지를 알려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고졸 채용현황을 파악해 금융위에 이미 제출한 각 협회는 금주 중 회원사 관계자들을 만나 인사 제도 변화 가능성을 논의해 그 결과를 금융위에 전달할 예정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에서 최근 시작된 고졸 임용 계획을 전체 금융권으로 확대하려는 노력으로 분석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일 기업은행을 방문해 고졸 출신 행원들을 격려한 것도 학력보다는 능력 위주로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쪽으로 기업들이 인사정책을 바꾸도록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위가 고졸 채용을 무척 강하게 당부하고 협회도 여러모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며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은행들의 고졸 채용 움직임이 보험과 저축은행, 증권, 카드, 캐피털 등 다른 금융권으로 급속히 확산할지는 미지수다.

전국에 수많은 점포를 둔 대형 시중은행과 달리,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다른 금융사들은 채용 여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산관리나 프라이빗뱅킹(PB) 영업에 중점을 두는 증권사만 해도 고객들과 일대일로 만나 복잡한 구조의 금융상품을 소개해야 하는 만큼 학력 기준을 낮출 수 없다는 견해가 많다.

실제로 상당수 증권사가 금융위의 요구 등을 고려해 아직 신규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다만, 삼성증권이 종전대로 매년 고졸자 30~40명을 뽑고 우리투자증권이 2013년까지 5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상위 10개 증권사 중 동양종금증권, 대신증권,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금융,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은 아직 고졸 채용계획이 없다.

정부가 협회를 통해 고졸 채용계획을 내도록 주문한 것은 새로운 형태의 ‘관치금융’이라는 지적도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채용계획을 요구한 것은 고졸 채용에 성의를 보이라는 압박으로 느껴진다. 현대판 관치금융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에 성의 표시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나 은행과 우리는 사정이 달라 어떤 계획을 내야 할지 난감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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