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판매 1988원 넘어
휘발유값이 무서운 기세로 상승하며 5개월 만에 2000원선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올 초부터 라면 등 식료품 가격과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서민 경제의 그늘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내릴 땐 ‘찔끔’이더니 오를 땐 ‘왕창’이어서 수직에 가까운 상승곡선을 그렸다. ‘기름값이 묘하다’는 의심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지난해 9월 셋째 주(2026.5원)부터 내리막길을 걸은 휘발유 가격은 올해 1월 넷째 주(1920.2원)까지 20주간 106.3원 하락했다. 일주일 평균 5원씩 내렸다. 하지만 1월 넷째 주부터 4주 동안 무려 68.7원 오르면서 평균 17.5원씩 상승했다.
문제는 최근 국제 유가 급등 탓에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동안 배럴당 107~108달러로 안정됐던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달부터 상승, 이달 중순에는 113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의 경기지표 호조로 세계 석유 수요가 늘어나고 미국의 이란 제재 추가발표 등으로 중동 지역의 불안 고조가 원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재상승해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원유 도입 가격이 보통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휘발유값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기름값은 고공행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따라서 이르면 3월 첫째 주 휘발유값이 2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10월 말 2000원대 이하로 떨어진 이후 20주 만에 2000원대로 복귀하는 것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최근 미국과 유럽의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석유 수요 증가와 원·달러 환율의 영향에 아시아 국가의 정제시설 유지 보수가 더해지면서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국내 유가도 당분간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3-02-28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