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순환출자로 계열사 지배 심해졌다

대기업 순환출자로 계열사 지배 심해졌다

입력 2013-05-30 00:00
수정 2013-05-3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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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1곳 추가, 5곳은 출자고리 확대

국내 대기업들이 순환 출자에 의한 계열사 지배를 지난해보다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가 있는 10대 대기업의 내부지분율은 작년보다 다소 줄었지만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는 변함이 없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62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집단)의 주식소유현황 및 순환출자현황을 공개했다.

계열사 간 순환출자가 형성(지분율 1% 이상)된 대기업 집단은 14개로 한솔이 추가돼 작년보다 1개 늘었다.

순환출자고리는 총수가 계열사 자본을 동원해 지배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기업의 재무구조가 불투명해지고 개별기업의 부실이 전체 계열사로 전이될 위험이 크다.

전년보다 계열사 간 순환출자구조가 강화된 대기업집단은 롯데, 현대, 현대백화점, 동양, 현대산업개발 등 5곳이었다.

이들 기업은 계열회사 간 지분율이 전년보다 오르거나 신규 순환출자를 형성했다.

한진, 동부는 순환출자가 형성된 계열사 간 지분율이 전년보다 하락하거나 기존 순환출자를 일부 해소했다.

현대자동차, 대림, 현대중공업, 한라는 계열사 간 지분율 변동이 없었고, 삼성, 영풍은 지분율 증감이 혼재 양상을 보였다.

현재 순환출자고리가 형성된 14개 집단 125개 기업 중 2008년 이후 최근 5년간 새로 생성된 순환출자는 9개 집단 69개 기업으로 전체 순환출자고리의 55.6%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합병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순환출자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상법상 상호출자규제를 회피하거나 주력회사의 지배력 강화, 부실 계열사 지원을 위한 편법수단으로 순환출자를 활용하기도 했다.

최근 한라그룹은 한라건설이 부실해지자 이를 지원하기 위해 계열사인 만도를 동원하는 등 순환출자를 활용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대기업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2.92%로 작년 55.73%보다 2.81%포인트 줄어 총수 중심의 지배구조가 다소 완화됐다.

이들 대기업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2010년 47.4%에서 2011년 53.5%로 작년까지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여왔다.

총수지분율은 0.99%로 작년 0.94%에 이어 2년 연속 1% 미만 대에 머물렀다.

최근 5년간 총수가 있는 30대 대기업 집단의 내부지분율 변동을 보면 1∼10위 그룹은 내부지분율이 46.1%에서 48.1%로 증가한 반면, 11∼30위 집단은 내부지분율이 60.4%에서 57.0%로 감소했다.

총수 일가 지분율은 30대 모든 대기업 집단 하락했다.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간 출자를 통해 대기업 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현상이 지속했다는 의미다.

총수가 있는 43개 집단 중 보험사는 27개 집단 134개였고 이 가운데 16개 집단 55개 보험사가 141개 계열회사(금융 93개, 비금융 48개)에 출자했다.

계열회사 출자금은 4조9천423억원(비금융계열 출자금 9천240억원)으로 전년보다 1천217억원(2.5%) 늘었다.

출자한 계열회사에 대한 보험사의 평균지분율은 26.57%로 전년보다 2.75%포인트 증가했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10대 그룹에서 총수가 낮은 지분율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경향이 지속됐으며, 특히 최근 5년간 대기업의 순환출자고리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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