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값’ 셰일가스로 아베노믹스 숨통 열어준다

미국, ‘반값’ 셰일가스로 아베노믹스 숨통 열어준다

입력 2013-06-03 00:00
수정 2013-06-0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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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국산 LNG 수입으로 연간 최대 9조원 절약”

미국이 저렴한 셰일가스를 일본에 수출해줌에 따라 일본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금액의 최대 10% 이상, 연간 9조원까지 절약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수입물가 상승과 무역적자 증가의 최대 요인이자 ‘아베노믹스의 아킬레스’ 중 하나로 꼽히는 에너지 가격 상승 부담을 미국이 LNG 수출을 통해 상당 부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3일 일본 에너지전문 연구기관인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IEEJ)에 따르면 저가의 미국산 셰일가스 도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최대 연간 약 79억 달러(약 8조9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 1분기 LNG 수입규모의 약 43.4%, 무역적자의 약 28.5%에 해당한다.

야나기사와 아키라 IEEJ 선임이코노미스트는 값싼 미국산 LNG 도입을 지렛대로 다른 국가에서 도입하는 LNG 가격도 낮춰야 한다며 미국산 LNG 도입의 경제효과가 더 커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에서는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원전 가동 중단으로 LNG의 발전용 수요가 폭증, LNG 수입량이 25% 이상 늘었다.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인 일본의 수입량이 급증한데다 올해 들어 엔저까지 겹치면서 일본의 LNG 수입 가격은 블룸버그에 따르면 t당 약 816 달러(지난 4월 현재)로 2010년보다 약 50%가량 올랐다.

그 여파로 일본 수입물가는 지난 4월 4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치솟았고, 무역적자도 1분기 2조7천789억 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79.7%나 증가해 일본 경제에 큰 부담이 돼 왔다.

반면 미국에서는 최근 막대한 양의 셰일가스 개발로 인해 LNG 가격이 일본 수입가의 약 5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와 관련,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일본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LNG 가격이 기존 수입가의 약 절반 수준인 t당 466 달러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 국가로는 처음으로 일본에 대해 LNG 수출을 허용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그간 셰일가스를 핵심 전략적 물자로 간주, FTA를 맺은 한국 등의 국가에만 수출해왔다.

그러나 아베노믹스의 여파로 에너지 가격 문제가 심각해지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2월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셰일가스 수출을 요청하는 등 미국산 셰일가스에서 활로를 찾으려 애썼고, 미국이 이에 화답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 4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와 지난달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서 엔저 정책을 묵인한 데 이어 LNG 수출을 통해 아베노믹스를 지원하는 듯한 분위기다.

그러나 최근 미국 자동차업계 등에서 엔저 비판 여론이 제기됨에 따라 미국 정부도 엔저를 그저 용인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앞으로 LNG 수출이라는 카드를 통해 일본 아베노믹스를 적절히 지원하면서도 때로는 압박할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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