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세번째 화살’ 한국경제에 큰 영향 없을 듯

아베 ‘세번째 화살’ 한국경제에 큰 영향 없을 듯

입력 2013-06-05 00:00
수정 2013-06-0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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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세 번째 화살’ 전략을 공개했지만 시장 흐름을 바꿀만한 파급력을 갖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엔저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 일본 국채금리 상승에서 대변되는 아베노믹스의 위기 등 최근 상황을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작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세 번째 화살’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엔저 지속도 일본 경제의 경착륙도 한국 경제에는 위협 요인이 되는 국면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 말고 큰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 금융시장 냉소…”대책 내용 약하다”

아베 총리가 5일 발표한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에 대해 시장은 냉소했다.

아베 총리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10년 동안 1인당 국민총소득(GNI)을 매년 3% 이상씩 끌어올리는 내용 등을 담은 성장 청사진을 제시한 직후 일본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닛케이 225)는 오전장에 0.25% 하락하다가 아베 총리의 성장전략 발표 연설이 끝난 뒤 급락세로 돌아서 오후 2시18분 현재는 2.65%까지 하락폭이 커졌다.

토픽스지수도 오전장에 0.16% 하락한 뒤 오후 연설이 끝나자 한층 내리막을 타서 같은 시각 현재 2.06%까지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 역시 100엔선을 넘어섰다가 99.70엔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오늘 아베가 내놓은 정책은 경제구조를 바꿀만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고령화 속도 등 20~30년 정체된 흐름을 바꾸려면 더 과감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특별히 아베노믹스 기조 변화라고 할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7월 선거 때까지는 뚜렷하게 (성공이냐 실패냐) 결론나지는 않은 채 공방을 거듭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언론 보도상으로 접한 아베 총리의 발표는 흔들리는 아베노믹스를 다잡기에는 다소 약한 것 같다”면서 “진행 상황을 좀 더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 “7월 참의원 선거 이후 주목”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실효성이 부족한 것으로 보면서도 일본의 정치 일정상 참의원 선거가 끝나는 7월 이후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수석연구위원은 “규제완화가 성공하면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이 좋아져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번 발표에 산업 분야의 구조조정과 고용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주 위원은 “이날 발표에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언급이 별로 없고 장기적인 계획이 많다”며 “일본의 정권이 바뀌는 속도를 생각하면 오늘 발표한 정책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구본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 시장 투자자들의 바람은 정부가 법인세 감면 등을 통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인데 아직 이에 대한 결정은 미루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정책을 기업의 투자와 개인의 소비로 어떻게 연결시킬지 일본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성욱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7월에 참의원 선거가 있다보니 아베가 일본 내부적으로 갈등이 될만한 것은 이야기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뭘 구조적으로 뜯어고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 관계자도 “구조개혁은 통상 표를 잃는 경우가 많으므로 7월 이후에 어떤 정책을 취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 한국 경제에 큰 영향 없을 듯

아베 총리의 ‘세번째 화살’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요인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발표는 중장기적인 대책이기 때문에 당장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보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일본 금융시장 반응에서 나타나듯 엔저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구조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만큼 기존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아베노믹스가 흔들리면서 단기적으로 훈풍을 받는 한국 경제 역시 불안감 속에서 상황을 좀 더 예의주시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아베노믹스가 일본 경제의 경착륙으로 이어질 경우 일본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부작용을 근린국인 한국 역시 함께 겪게 되기 때문이다.

아베노믹스의 실패가 엔저를 가속화시켜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 더욱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경기를 회복하고 엔저 국면이 완화되는 것이 근접국인 한국으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여러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대내외 경제여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경제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전략 마련을 미리 고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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