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분석
금융부채가 있는 자영업자 10개 가구 중 7곳이 사실상 빚을 갚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경기침체가 장기화하자 원리금 상환 부담에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진 탓이다.
21일 통계청은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자영업자 부문을 분석한 ‘자영업자 가구의 현황과 특징’을 내놨다.
◇자영업자 빈곤율이 일반근로자 3배
원리금 상환이 생계에 주는 부담과 관련, 자영업자 가구는 ‘매우 부담스럽다’는 응답이 27.8%, ‘약간 부담스럽다’는 응답이 44.5%였다. 자영업자 가구의 72.3%가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12년 3월말 자영업자는 모두 459만2천 가구다. 가구당 7천786만원의 빚을 지고 있으며 금융부채가 76.3%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상용근로자 가구에서 64.8%(부채 5천794만원·금융부채 3천752만원)로 상대적으로 낮다.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의 79.3%는 가계의 지출·저축·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TI)은 23.1%였는데, 쓸 수 있는 돈의 5분의 1은 빚 갚기에 들어간다는 의미다.
재무건전성도 나빴다. 자영업자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비율은 146.1%로 모든 종사상 지위별 가구에 견줘 가장 높았다.
빈곤율은 2011년 기준 13.1%에 달했다. 빈곤율은 중위소득 50% 미만인 계층이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상용근로자의 빈곤율은 4.4%에 그친다.
특히 부채상환이 불가능한 자영업자는 7.7%로, 상용근로자(3.5%)보다 4.2%포인트 높았다.
1년 뒤 전망은 더욱 심각했다. 자영업자 가구 중 1년 후 부채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비율은 35.3%에 그쳤다. 나머지는 부채수준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자영업자의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것은 경기악화로 사업소득이 악화하면서 금융부채 상환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자영업자 10명 중 3명 베이비부머…노후준비 ‘걱정’
가구주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인 자영업자 가구는 136만 6천 가구로 전체 자영업자 가구의 29.7%를 차지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자영업자 가구의 경우 부채는 상용근로자 가구보다 많지만 소득·가계지출은 더 적었다.
베이비부머 자영업자 가구의 소득은 5천844만원으로, 베이비부머 상용근로자 가구 소득(6천558만원)의 89.1%였다. 가계지출은 4천361만원으로 상용근로자(4천752만원)의 91.8%였다. 반면 빚은 1억210만원으로 상용근로자(7천184만원)에 견줘 41.1% 많았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최대 관심사인 ‘노후 준비’는 자영업자가 상용근로자보다 부족했다. 베이비부머 자영업자 중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는 비율은 76.8%로, 같은 세대 상용근로자의 노후 준비 비율 93.2%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 자영업자의 노후준비 방법은 공적연금(54.2%), 개인연금(21.7%), 부동산(19.9%) 순이었다.
베이비부머 자영업자 빈곤율은 7.0%로 전체 자영업자 빈곤율 13.1%보다 낮았으나 같은 세대의 상용근로자 빈곤율 4.4%보다는 높았다.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율을 보면, 연령대가 높을 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그 비중이 컸다.
30세 미만은 자영업자 비율이 4.9%에 그쳤지만, 30대(14.8%)→40대(26.4%)→50대(32.0%)→60세 이상(42.2%) 등으로 상승했다.
교육정도별로는 초졸 이하(36.3%)→중졸(30.5%)→고졸(26.5%)→대졸 이상(17.6%) 등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