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동양 투자피해자들 “이제와서 설명회라니…”

[경제 블로그] 동양 투자피해자들 “이제와서 설명회라니…”

입력 2013-11-07 00:00
수정 2013-11-0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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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도 확인하지 못하고 사인했습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다 피해자들입니다. 금감원은 뭘 한 겁니까.”(동양그룹 피해 투자자) “맞습니다.”(피해 투자자들 박수)

6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강당에서 동양그룹 관련 금융상품 피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비가 내렸고 직장인들은 한창 일할 시간이었지만 강당 안 380개 좌석이 대부분 채워졌습니다. 그만큼 동양그룹 사태에 대해 피해 투자자들이 심각하게 느끼고 있고 그동안 정보가 많이 부족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금감원은 이날부터 서울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에서 설명회를 개최합니다. 3000여명이 설명회에 참석하겠다고 신청했습니다. 금감원은 불완전판매 입증 방법과 금감원 검사 진행 과정, 분쟁조정과 소송과의 비교 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또 개별 상담 창구에서 금감원 소속 변호사가 법률 서비스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자리는 늦어도 너무 늦은 것이었습니다. 금감원은 제대로 된 정보가 부족하고 인터넷상에 도는 부정확한 정보에 혼란스러워 하는 피해 투자자들을 돕기 위해 설명회를 열게 됐다고 말합니다. 사실 그동안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힘든 피해 투자자들은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개별적으로 알아본 정보를 공유하는 실정이었습니다. 피해자들 사이에 부정확한 정보가 떠돌기도 했던 이유입니다. 이를테면 금감원의 분쟁 조정에 기대기보다는 집단소송에 나서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얘기 같은 것들입니다. 소송비용이나 오랜 소요시간 등 집단소송의 단점은 생략된 채 장점만 부각됐던 것이죠.

이날 설명회에 대한 반응은 냉소적이었습니다. 한 피해 투자자는 “이미 다 알고 있는 절차에 대해 굳이 설명회까지 열 필요가 있었느냐”고 말했습니다. 피해 투자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는 “설명회를 보이콧해야 한다”, “설명회 때 항의해야 한다”, “금감원의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이미 투자 피해자들끼리 모은 정보를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상황에서 신뢰를 잃은 금감원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금감원의 ‘뒷북 퍼레이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3-11-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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