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최대 136억 챙겼다’…금감원 시정 요구

‘금융CEO 최대 136억 챙겼다’…금감원 시정 요구

입력 2013-11-13 00:00
수정 2013-11-1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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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CEO 평균 연봉 10억~20억… ‘실적 무풍지대’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이 평균 10억원을 훌쩍 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 감독당국이 강력히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금융사 CEO가 연봉과 배당금으로 136억원이나 챙긴 것으로 확인되는 등 금융권 연봉 산정 체계가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CEO 퇴직금도 과도한 사례들이 일부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 은행, 보험, 금융투자사 등 65개 금융사의 성과보수 체계를 점검한 결과, 영업실적 악화에도 CEO 연봉이 늘어나는 등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금융업종별 CEO의 평균 연봉은 금융지주사 15억원, 은행 10억원, 금융투자사 11억원, 보험사 10억원 등이었다.

고액 연봉을 받는 금융사만을 기준으로 하면 금융지주사 CEO는 평균 21억원, 은행 18억원, 금융투자사 16억원, 보험사 20억원 등에 달했다.

일반 금융사 직원 연봉의 평균 20~26배에 달하는 액수다.

금융지주사와 은행은 성과급 비중이 훨씬 높았다. 성과급 지급을 위한 성과 평가 시 비계량지표 반영 비율도 금융지주사와 은행이 컸다. 금융지주사와 은행 CEO의 연봉이 주먹구구식으로 책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부 금융사에서는 근로기준법 기준을 초과해 특별 퇴직금을 지급했다.

물러나는 CEO에게 과도한 퇴직금을 준 대표적인 사례는 하나금융이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35억원, 김종열 전 사장은 20억원을 챙겼다.

박종원 코리안리 부회장은 15년간 CEO로 재직한 덕분이기는 하지만 173억원을 특별 퇴직금으로 받았다.

금감원은 경영 실적이 좋으면 금융사 CEO 연봉이 늘면서 실적이 나쁘면 줄지 않는 모순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코리안리 사장은 영업 실적과 무관하게 27억원을 전액 고정급으로 받았다.

총자산순이익률(ROA) 등 계량지표는 성과 목표를 전년도 실적보다 낮게 설정하고 주관적 평가가 가능한 비계량지표는 거의 만점을 부여하는 등 관대한 평가도 만연했다.

성과보상위원회가 명확한 근거도 없이 평가등급을 상향 조정한 예도 있고 일부 CEO는 성과 보수를 여러 곳에서 중복해 받기도 했다.

조정호 전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금융지주사 11억원, 증권사 28억원, 보험사 50억원 등 총 89억원을 받고 47억원의 배당금까지 챙겼다.

이와 관련,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조 전 회장이 도의적인 차원에서 나머지 성과급 50여억원을 받지 않기로 했다”면서 “배당금도 차등 배당을 통해 다른 주주보다 적게받았다”고 해명했다.

성과 보수의 일부 금액을 빠뜨리는 등 공시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결산 후 3개월을 초과하는 등 공시를 지연하기도 했다.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보는 “성과보수 체계는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 “권역별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든지 모임을 통해 불합리한 부분에 대한 개선방안을 자율적으로 논의하고 합리적으로 고쳐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은 현장검사 등을 통해 불합리한 성과보수 체계 개선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 및 지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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