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 푸어, 가계부채 새 뇌관

카 푸어, 가계부채 새 뇌관

입력 2013-11-14 00:00
수정 2013-11-1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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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할부’ 캐피탈사 연체율 2년새 48% 급증

자동차할부금융의 주요 축을 차지하고 있는 캐피탈사 연체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를 할부로 사는 ‘카푸어’(car poor)가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캐피탈사의 연체율은 2011년 12월 1.80%에서 2013년 6월 2.67%로 48.3% 급증했다. 캐피탈사 실적의 80%는 자동차할부금융이다. 나머지는 기계류, 주택, 가전제품 등이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자동차를 사는 사람의 상당수가 캐피탈사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캐피탈사보다 연체율이 높던 신용카드는 같은 기간 1.91%에서 2.03%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은행 연체율도 0.67%에서 0.86%로 올랐다. 반면 보험사 연체율은 0.81%에서 0.73%로 오히려 떨어졌다.

자동차 유예 할부 상품의 만기가 올해 대거 들어오면서 ‘카푸어’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2010년부터 원금유예할부제도를 도입했는데, 이 제도의 만기인 3년이 올해 말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자동차 유예 할부 예상금액은 2204억원, 유예 리스의 만기 금액은 930억원으로 총 3134억원에 달한다. 2014년과 2015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유예 할부·리스 대금도 각각 2566억원·1192억원, 2331억원·810억원에 달한다.

자동차 유예 할부는 자동차를 구입하면서 약정 기간 중에는 이자만 내고 만기에 원금을 일시 상환하는 방식이다. 비싼 수입차를 구입하려는 젊은 연령층에게 인기다. 유예 리스는 리스 기간 중에는 낮은 리스료만 낸 뒤 기간이 끝날 때 높은 리스 잔금을 내야 하는 비슷한 구조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일반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은 할부기간 동안 원금과 이자를 정기적으로 내지만 유예 할부는 한꺼번에 내야 해 부실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용자가 만기에 원금상환이 어려울 경우 캐피탈사가 만기를 연장해 주기 때문에 우려할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카푸어’가 ‘하우스푸어’(내집 소유 빈곤층), ‘렌트푸어’(전·월세 빈곤층)처럼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 연구위원은 “젊은층이 능력보다 비싼 값을 치러가며 자동차를 구매하다 보니 ‘카푸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경기가 악화되면서 연체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40~50대는 ‘하우스푸어’, 30~40대는 ‘렌트푸어’, 20~30대는 ‘카푸어’로 고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3-11-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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