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환손실 올들어 8천억…원화강세 ‘직격탄’

10대그룹 환손실 올들어 8천억…원화강세 ‘직격탄’

입력 2013-11-25 06:00
수정 2013-1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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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 등 4대 그룹 순환차손만 1조원 육박

올들어 원화 강세 등으로 인한 10대 그룹의 환율 관련 손실액이 8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조7천억원이 넘는 피해를 본 것이다.

2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상위 10대 그룹(공기업 및 금융회사 제외) 소속 83개 상장사가 감사보고서에 공개한 환차손익 현황을 집계한 결과, 올해 1∼3분기 누적 순환차손(환차익-환차손) 금액은 7천600억원이었다.

환차익으로 15조9천930억원을 벌었지만 환차손이 16조7천530억원으로 환율로 인한 손실이 더 컸다.

지난해 1∼3분기 누적으로 10대 그룹의 순환차익이 9천57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조7천17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등 수출기업들이 각각 1천억원 규모의 순환차손을 기록해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별 순환차손을 보면 삼성그룹은 지난해 1천710억원에서 올해 2천890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천440억원 순환차익에서 올해 2천190억원 순환차손으로 역전됐다.

SK그룹 역시 지난해는 3분기 누적 순환차익이 1천180억원이었지만 올해는 순환차손이 2천10억원이었다.

LG그룹도 마찬가지로 900억원 순환차익에서 2천820억원 순환차손으로 바뀌었다.

4대 그룹이 각각 2천억원대의 순환차손을 보고 있는 것으로, 이들의 손실 금액만 9천910억원에 이른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환율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환차손익이 플러스인 그룹들도 그 규모는 크게 줄었다.

롯데는 작년 920억원에서 올해 620억원으로 순환차익 규모가 줄었고 포스코는 2천960억원에서 230억원으로 급감했다.

한진과 한화 역시 순환차익 규모가 크게 줄었다.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현대중공업만 작년 10억원 순환차손에서 올해 960억원 순환차익으로 환율의 혜택을 봤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순환차손 규모가 지난해 3분기 누적 1천323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2천714억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10대 그룹 상장사 가운데 올해 순환차손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LG전자(-2천588억원), SK하이닉스(-1천418억원), 현대자동차(-949억원), SK이노베이션(-498억원), 현대건설(-466억원), 현대모비스(-427억원), 삼성SDI(-407억원) 등의 순환차손 금액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원화 초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기업들이 특히 큰 피해를 입었다”며 “일부 원자재수입 업체나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은 피해를 덜 봤지만 대부분 기업이 원화강세와 엔화약세로 타격을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후 원화가 10% 절상되면 수출이 5%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원화절상 추세가 한국의 실물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과거보다 더 커질 것이라며, 특히 같은 조건에서도 뚜렷한 경쟁우위를 갖지 못한 산업에 충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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