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캐나다 FTA 체결…캐나다의 득과 실

한·캐나다 FTA 체결…캐나다의 득과 실

입력 2014-09-23 00:00
수정 2014-09-2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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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파동 후 아시아로 쇠고기 수출시장 확장 계기자동차시장 개방…현지 진출 일본 자동차업체 타격

한국과 캐나다 정부가 22일(현지시간) 공식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은 캐나다에도 적지 않은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로서는 우리나라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FTA를 체결하는 국가이다. 중국이나 일본보다도 앞서 있다. 따라서 양국 간 이번 FTA 체결을 기회로 삼아 캐나다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아·태 지역 진출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캐나다가 한국에 비교우위를 갖는 품목으로는 광물과 에너지, 농축산품 등이 꼽힌다.

무엇보다 한국이 쇠고기와 돼지고기 시장을 열었다는 것은 캐나다 측에게는 적지 않은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광우병 발생 탓에 수출에 타격을 받은 캐나다로서는 그간의 어려움을 딛고 대 아시아 수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기 때문이다.

캐나다산 쇠고기에 대한 40%의 관세는 매년 2∼3%포인트씩 단계적으로 낮아져 15년차에는 완전히 철폐된다. 국회 비준을 거쳐 내년부터 FTA가 발효된다고 가정할 경우, 한국 시장에 캐나다 쇠고기가 무관세로 들어오는 시점은 2030년이 된다.

돼지고기에 대한 22.5∼25%의 관세도 세부 품목별로 5년, 또는 13년 안에 점진적으로 낮아져 없어지게 된다.

캐나다는 우리나라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한미FTA와 동등한 수준의 쇠고기 수입조건을 요구하는 등 한국 시장을 선점한 미국, 호주를 강하게 의식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 대형마트 등에서는 미국산, 호주산에 이어 캐나다산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저렴한 가격으로 팔릴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캐나다의 주요 수출품목인 유연탄, 펄프, 원목, 동광 등의 원자재에는 이미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이번 FTA 체결에도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달리, 자동차 부문의 개방은 한국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캐나다는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6.1%의 관세를 FTA 발효 시점부터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내년 FTA 발효를 가정할 경우, 2017년에는 한국산 자동차가 캐나다 시장에 무관세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경우, 한국산 자동차는 가격에서 일본이나 유럽산 자동차보다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때문에 캐나다 내에서는 관세가 철폐되면 매년 자국 내에서 9만여대씩 팔리는 현대와 기아의 자동차들이 캐나다에서 조립된 자동차들과 직접 경쟁하게 된다며 “자동차 시장이 왜곡된다”는 반대론이 거셌다.

캐나다 자동차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소·돼지고기를 더 팔아 수천만달러를 벌어보려고 자동차 분야에서의 수십억달러를 포기했다”는 비판론이 끓어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관세율 6%인 자동차부품도 3년 내에, 7%인 타이어도 5년 내 관세가 철폐되므로 캐나다 국내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관세율 8%인 세탁기·냉장고 가전 시장도 3년 내 관세가 철폐되면서 한국이 캐나다 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 분야는 이미 캐나다에 진출한 자동차 완성차 업체를 자극할 수 있는 대목이다.

캐나다에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등 미국 업체들과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이 자동차 공장을 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빈약한 캐나다 제조업 환경에서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캐나다로서는 이번 FTA의 목적 중 하나가 한미FTA 발효 후 한국으로의 농산물 수출 격감을 막아보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캐나다 정부의 집계로도 한미FTA 발효 후 캐나다의 대(對)한국 수출은 30%인 15억달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로서는 자동차 분야를 제외하고는 다른 산업 분야가 FTA 체결을 환영하고 있다. FTA를 빠르게 성장하는 동아시아의 진출 발판으로 여기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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