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에 눈 맞춰라

2030에 눈 맞춰라

입력 2013-06-04 00:00
수정 2013-06-0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수입차에 젊은 고객 뺏길라… 현대차 ‘공격 마케팅’ 승부수

젊은 세대에게 자동차는 이동 수단에 더해 또 하나의 패션으로 통한다. 옷이나 가방처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도구인 셈이다. 남과 다른 스타일을 찾는 2030세대들 사이에서 국산차보다 수입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가는 이유다.

이런 경향에 불을 붙이는 건 수입차가 ‘만만한’ 가격대로 내려왔다는 것. 최근 2000만~3000만원대 수입차들이 거리를 점령하면서 국내 젊은 소비자들을 혹하게 만들고 있다. 국산차와 차이도 얼마 안 나는데 훨씬 ‘있어 보이는’ 수입차에 대해 과시형 소비 욕구를 가진 젊은 고객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국산차 업계가 긴장할 만하다. 이를 내다보고 지난해 9월 현대차는 2030세대만을 특정한 브랜드 ‘PYL’을 재빠르게 만들었다. 프리미엄 유니크 라이프스타일(Premium Younique Lifestyle)의 영문 앞 글자를 딴 PYL에서 Younique는 젊음을 말하는 유스(Youth)에 독특한이란 뜻의 유니크(Unique)를 더한 조어로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고객을 공략한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3일 “수입차에 쏠린 젊은 고객들의 시선을 돌리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PYL에 맞춰 신차를 내놓는 한편 PYL 고객만을 위한 다양한 문화이벤트도 진행하는 등 젊은 세대와 코드를 맞추는 데 열심이다.

지난 3월 선보인 2013년형 i30, i40, 벨로스터는 튀고 싶은 2030 고객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벨로스터는 헤드폰 메이커 닥터 드레와 손잡고 비츠 오디오를 적용해 스튜디오 음질을 재현했고, i40는 역동적인 주행감을 선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자동차를 꾸미고 싶은 욕구를 꿰뚫어 72가지로 차량을 스타일링할 수 있는 i30튜익스 ‘크래용’은 지난 3월 판매 대수가 1045대로 전달에 비해 35%나 증가했다.

문화행사도 남다르다. 지난해 자동차·음악·패션이 어우러진 ‘PYL 오토 런웨이쇼’를 열어 고객들과 소통했던 현대차는 이색 행사 기획이 한창이다. 이달 예정된 행사는 ‘루프 시네마’. 자동차를 탄 채로 빌딩 옥상에 올라가 반대편 건물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화 감상을 하는 행사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서킷에서 벨로스터 고객을 초청해 주행 아카데미도 개최한다.

젊은 세대의 필(feel)에 호소하는 필(PYL) 마케팅의 효과는 톡톡하다. 현대차에 따르면 PYL 차량의 2030 고객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2013년형을 출시한 지난 3월을 기점으로 2030세대의 구매 비중은 52%에서 62%로 10% 포인트 커졌다. PYL의 2030세대 구입 비중은 작년 평균 54% 수준이었다. 반면 아반떼와 쏘나타 등 동급 차종은 2030세대 구매 비중이 같은 달 각각 33%와 39%로 나타났다.

또한 PYL 브랜드에 대한 전체 소비자 인지도는 58%에 달했다. 이 가운데 25~34세의 브랜드 인지도는 71.7%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수입차에 대한 환상을 깨기 위해 현대차는 비교시승 체험 행사도 시도하고 있다. 벨로스터, i30 등 PYL 대표 차종을 내세워 폭스바겐의 골프, BMW의 미니쿠퍼 등과 정면 대결을 벌여 국산차도 충분히 멋지고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최근 접수를 마감한 결과, ‘수입차 비교체험 시승 이벤트 시즌2’ 행사에 2200명 이상이 몰렸다. 모집 인원이 동료 1인을 포함해 57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4대1의 높은 경쟁률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3월 처음 실시한 수입차 비교 시승을 통해 국산차의 우수성에 대해 인식이 높아졌다”면서 “고객들 사이에서 ‘백문이 불여일승’이란 말이 생겼을 정도”라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2013-06-04 24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남북 2국가론’ 당신의 생각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최근 ‘남북통일을 유보하고 2개 국가를 수용하자’는 내용의 ‘남북 2국가론’을 제안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반헌법적 발상이다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