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질 나쁜’ 나랏빚 국민이 메워야 하는 현실

[사설] ‘질 나쁜’ 나랏빚 국민이 메워야 하는 현실

입력 2013-10-07 00:00
수정 201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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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에서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채무 비중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올해 적자성 국가채무가 246조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국가채무 전망치 480조 5000억원의 51.2% 수준이다. 적자성 채무는 자산매각 등으로 자체 상환이 가능한 금융성 채무와는 다르다. 한마디로 악성 채무다. 국가채무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른 데다 채무의 질(質)마저 나빠지고 있으니 걱정이다.

정부는 올해 국가채무 이자로 20조 3000억원을 지출한다. 이자만 해도 내년 연구·개발(R&D)예산 17조 5496억원보다 많다. 문제는 저출산·고령화 인구구조 등으로 재정건전성 확보의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이 ‘2013~2017년 국가채무관리계획’을 분석한 데 따르면 박근혜 정부 임기 동안 지난해 대비 순국가채무 증가액은 111조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예상하는 내년 국가채무는 515조원이다. 국회는 새해 예산안 심의에서 재정건전성 관리 방안을 내실 있게 논의하기 바란다.

정부가 예상하는 조세부담률은 올해 19.9%, 내년 19.7%, 2015년 19.9%, 2016년 및 2017년 각 20.1%이다. 현재로서는 증세를 통해 국가채무 상환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은 작다고 할 수 있다. 조세부담을 억제하면서 복지 지출이 늘어나게 되면 국가채무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경제 성장세를 회복시켜 세입을 확충하면 재정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 여건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 재무부는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협상이 실패할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경기 회복을 통한 세수(稅收) 확대가 희망사항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도 상정해야 한다.

국가채무는 공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공무원·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충당 부채까지 고려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난해 말 현재 공기업 부채는 582조원이나 된다. 정부는 공공요금을 올려 빚을 줄인다는 복안이지만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역할을 다한 공기업의 정부 지분을 매각해 국가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는 매년 공무원·군인연금에 1조 5000억원 이상의 세금을 투입해 적자를 메워주고 있다. 특수직역연금 개혁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 긴요하다.



2013-10-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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