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하이 지진 85시간만에 기적적인 구조

칭하이 지진 85시간만에 기적적인 구조

입력 2010-04-18 00:00
수정 2010-04-18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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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지 85시간만에 생존자가 기적적으로 발견됐다.

3~4층짜리 건물더미에서 이틀째 실종자 구조작업을 벌이던 구조팀은 생존 한계시간인 72시간을 훌쩍 넘긴 18일 오후 8시30분께 기적적으로 실종자를 살아 있는 상태로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구조작업을 주도한 주체는 중국의 ‘지진영웅’인 천광뱌오(陳光標) 회장이 이끄는 장쑤황푸(黃<土+甫>)자원재활용유한공사로, 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구조활동에 매진한 끝에 결국 한 사람의 귀중한 목숨을 살리는 소중한 일을 해냈다.

이들은 구조견과 음파탐지기를 통해 생존자가 있다는 조짐을 확인한 뒤 7~8시간동안 흙을 파내고 건물잔해를 옮기는 작업 끝에 생명을 구해낼 수 있었다.

이 회사 직원 리싱제(李星杰.39)씨는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필사적으로 구조에 매진했는데 결국 생명을 구했다”며 “어른인 것은 분명하지만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분간이 안 됐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부터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현의 구조현장에서 온종일 남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매진했다.

이날 낮에는 들 것 하나가 재빨리 폐허가 된 건물을 비집고 들어가 40대 이상으로 보이는 남자 한 명을 실어 나왔고 의료진이 곧바로 이 남자를 응급차량에 태워 인근병원으로 후송했다.

그러나 이 실종자는 이미 숨진 뒤여서 주위를 매우 안타깝게 했다.

3~4층으로 보이는 대형건물이 폭삭 내려앉은 속에서 자원봉사자와 소방구조대, 티베트 승려 등 100여명이 목숨을 건 구조작업을 벌인 현장이었다.

이들은 한계시간인 72시간을 넘겼지만 단 한 명의 목숨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구조팀과 숙식을 함께해온 연합뉴스 기자 역시 이날 구조활동에 미력이나마 힘을 보탰다.

장쑤황푸사 마크가 그려진 작업복을 입은 기자는 자원봉사자들을 지원하며 현장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 조력하는 등 구조작업을 측면 지원했다.

시신 한 구가 발견된 뒤 실종자가 더 있을 것이란 희망에 소방구조대가 구조탐지견과 지중 음향.음파 탐지기 등을 투입해 추가 실종자 찾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회사 등이 자발적으로 동원한 대형 크레인 2대가 콘크리트 조각을 묶어 들어 올리며 아래에 깔렸을지 모를 실종자를 찾기 위해 분주했다.

이곳뿐만 아니라 폐허가 된 제구(結古)진 마을 전체에는 인민해방군, 무장경찰, 특수경찰, 전문구조대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힌 사람들을 위한 구조작업을 벌였다.

이들이 거는 기대는 하나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겠다는 것뿐이다.

이 같은 기적의 생존자를 단 하나라도 더 만들어 내기 위해 해발 4천900m의 고산지역에서 고산병을 무릅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날 구조활동에는 쓰촨(四川)성 등 각지에서 모인 티베트 승려들도 함께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외에도 티베트 승려와 마을주민 자원봉사자들도 구조대를 지원하거나 스스로 맨손으로 가족과 이웃을 살리기 위해 매진했다.

리싱제씨는 “우리가 맡았던 구조현장 외에도 다른 곳에서도 기적의 생존자들이 구조됐다는 얘기들이 들렸다”면서 “많은 사람이 살아서 구출되는 소식이 계속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위수(칭하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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