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새 정치 하고 싶었는데…”

하토야마 “새 정치 하고 싶었는데…”

입력 2010-06-02 00:00
수정 2010-06-0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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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으로 미.일 신뢰관계 유지 불가결”…“일본의 평화, 스스로 지키는 환경 만들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는 2일 오전 중.참의원 의원총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8개월여만에 물러나게 된 회한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사임의 원인은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 문제와 정치자금 의혹에 있었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그는 후텐마 문제와 관련, “언젠가는 일본의 평화를 일본인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시기를 추구해야 하며, 미국에 계속 의존하는 게 좋은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반년간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밖으로 옮기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되지 않았다”고 술회했다.

 천안함 사건을 거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천안함 사건이 터지면서 미일 양국의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도 불가결하게 됐고, 오키나와 안에서 옮길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한 것. 하토야마 총리는 “어떻게 해서든 일.미간의 신뢰를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비통한 심정을 꼭 이해해달라”며 “여러분의 시대에는 일본의 평화를 일본인 스스로 지키는 환경을 만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치자금 의혹을 둘러싼 복잡한 심경도 털어놓았다.

 하토야마 총리는 자민당을 탈당해 신당 사키가케와 민주당을 잇따라 만든 이유가 “돈 문제에서 깨끗한 정치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며 결과적으로 자신과 관련된 정치자금 의혹이 일어난 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했다. 또 홋카이도 교직원조합에서 받은 정치자금 문제로 유죄 판결이 선고된 고바야시 지요미(小林千代美) 의원의 이름을 거명하며 “깨끗한 민주당으로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말로 사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개인 신상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토로했다.

 ‘우주인’이라는 비아냥거림 섞인 별명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5년, 10년, 20년 후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고드린 것이 그렇게 비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일.중 정상회담 참석차 제주도에 갔을 때 호텔 방에 딸린 테라스에 제주직박구리 한 마리가 날아온 것을 보고 집에 있는 직박구리를 떠올렸다는 말도 했다.

 당시만 해도 겉으로는 사임하지 않겠다고 결의를 거듭 밝힐 때였지만 속으로는 새조차 자신에게 “빨리 고향으로 돌아오라”고 하는 듯하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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