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때문에 인도 거대 철교 폐쇄 위기

‘침’ 때문에 인도 거대 철교 폐쇄 위기

입력 2010-07-16 00:00
수정 2010-07-1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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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차량 10만 대가 통과해도 끄떡없는 인도의 거대 철교가 사람들이 내뱉은 ‘침’ 때문에 폐쇄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였다.

 인도 서벵골 주(州) 콜카타에 있는 하우라(Howrah) 브리지는 갠지스 강 지류인 후글리 강을 횡단하는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심각한 부식에 시달리고 있다.

 부식을 일으킨 주범은 인도인들이 식사 후 입가심과 소화 촉진을 위해 씹는 기호식품 ‘판’(paan)이다.판은 구장 잎과 빈랑나무 열매,소석회와 담배 등으로 만들어진다.

 문제는 매일 하우라 브리지를 걸어서 통과하는 사람들이 ‘판’을 씹은 뒤 뱉은 붉은색 침 덩어리들이 2만6천500t의 특수 철강재로 만들어진 철교의 주요 기둥 아래 외판들을 갉아먹는다는 것.

 하우라 브리지를 관리하는 콜카타 포트 트러스트의 한 기술자는 “일부 외판은 3년 새 두께가 절반으로 줄었다”며 보수를 위해 다리를 일시 폐쇄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내뱉은 침이 길이가 705m나 되는 거대한 철교를 어떻게 녹슬게 할까?전문가들에 따르면 판에 들어있는 성분들은 강철을 분해하는 고(高)부식성 화합물을 만들 수 있는데 이 화합물이 든 침들이 쌓이면서 강철 교량을 점차 갉아먹게 된다.

 하우라 브리지는 영국 식민지 시절 후반기에 공사를 시작,1943년 개방된 이래 서벵골만을 자주 강타하는 거센 폭풍우와 2005년 1천t급 화물선이 교량을 들이받는 사고도 무사히 넘겼지만 침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콜카타 경찰은 매일 다리에 침을 뱉는 행인 수십 명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매일 50만 명이 다리를 지나는 상황에서 완벽한 단속은 불가능하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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