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는 만물상자?…제조업판도 바꾸긴 어려울듯

3D프린터는 만물상자?…제조업판도 바꾸긴 어려울듯

입력 2013-06-03 00:00
수정 2013-06-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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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량 즉석생산’ 혁명…의료·디자인 등 일부영역에 주로 쓰여

치아교정기, 장식용 초콜릿, 심지어 총까지 찍어내는 3D 프린터가 제조업 강국들의 ‘밥그릇’을 빼앗게 될까?

미국 다트머스대 경영대의 리처드 드아벤티 교수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못박는다. 25년 내로 3D 프린터가 일으키는 신(新) 산업혁명 때문에 대량 제조업에 의존하는 나라들이 돈줄과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3D 프린터의 최대 장점은 ‘소량 즉석’ 생산이다. 설계 정보만 있으면 어떤 형태의 제품이든 바로 찍어내 물류 창고에 재고를 쌓아놓고 운송할 필요가 없어진다.

항공기 정비사나 식기세척기 수리공이 작업에 필요한 부품을 바로 만들고 의료진이 환자의 몸에 맞는 인공관절을 수술실에서 제작한다.

3D 프린터업계 1위인 ‘스트라타시스’의 제프 디그레인지 부사장은 “지금은 주문생산의 시대다. 제작 기한이 앞으로 엄청나게 단축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3D 프린터 제품 판매업체인 ‘셰이프웨이즈’의 피터 와이마스하우젠 대표도 “누가 어디서 어떻게 제품을 만든다는 개념 자체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셰이프웨이는 3D 프린터로 만든 독특한 디자인의 램프나 컵 등을 인터넷으로 팔아 인기를 끌고 있다.

3D 프린터의 수요가 가장 큰 분야로 드아벤티 교수는 군수산업을 꼽았다. 그는 “예컨대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 탄약이 떨어지고 있는데 헬기 조종사를 잃을 위험을 감수하고 몇 시간을 들여 탄약을 공중 수송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현장에서 무기와 탄약을 생산하는 방식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국방부는 최근 2년 동안 의료연구와 무기개발 등에 3D 프린터를 도입하며 200만 달러(22억5천만원)를 썼다. 3D 프린터로 무기 부품을 찍어내는 연구 등 시범 프로젝트에도 3천만 달러(338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항공우주국(NASA)도 3D 프린터 도입에 적극적이다. 우주선 내부에서 기체 수리·관리에 필요한 부품을 제작하는 것만큼 편리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시중 3D 프린터는 400달러(45만원) 보급형부터 50만달러(5억6천만원) 산업용 모델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다. 오는 9월에는 50달러(5만6천원)짜리 초저가 제품도 나온다.

’3두들러(3Doodler)’라는 제품으로 가정용 공구인 글루건 같이 생겼다. 금세 굳는 플라스틱을 쏘는 방식으로 손재주만 있으면 펜던트나 에펠탑 모형 등을 만들 수 있다.

3D 프린터 혁명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3D 프린터가 의료제품과 디자인 등 일부 영역에서 많이 쓰여도 제조업 판도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제조업계 단체인 ‘생산성과 혁신을 위한 생산자 연맹’(MAPI)의 클리프 월드먼 선임 연구원(경제학)은 “3D 프린터가 엄청난 파급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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