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공자 인용 “자기 싫은 것 남에게 하지 마라”

시진핑 공자 인용 “자기 싫은 것 남에게 하지 마라”

입력 2013-06-06 00:00
수정 2013-06-0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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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앞둔 포석 해석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해서는 안 된다.”

멕시코를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공자의 가르침을 전하는 논어(論語)에 나오는 경구인 ‘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을 화두로 꺼내 들었다.

시 주석은 5일(현지시간) 멕시코 상원 연설에서 “중국과 멕시코는 서로를 평등하게 대하는 가운데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국의 고대 사상가 공자는 기소불욕물시어인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미국 방문을 앞두고 마지막 라틴아메리카 순방지인 멕시코에서 시 주석이 이런 메시지를 꺼내 든 것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사실 ‘평등하게 서로를 대하자’는 말은 그간 중국이 미국에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이다.

여기에는 사실상의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자국의 위상을 인정한 속에서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새롭고 건강한 ‘대국 관계’를 형성해나가자는 중국의 속내가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시 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서니랜드 회동을 앞두고 공자의 ‘기소불욕물시어인’이라는 말을 들고 나온 것은 사실상 미국을 향한 메시지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의 부상을 억누르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불만을 품고 있다.

미국이 소수 민족 문제와 인권 문제를 수시로 ‘들먹이고’ 중국발 인터넷 해킹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이 자국 억제 전략의 하나로 이해한다.

더욱이 최근 중국의 최대 대외 문제 현안으로 떠오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분쟁, 남중국해 도서 영유권 분쟁의 배후에도 일본과 필리핀 등 상대국을 부추기고 지원하는 미국이 있다고 중국은 의심한다.

최근 중국은 미국에 나름의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중국 해군은 최근 처음으로 미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진입해 활동을 시작해 미국을 긴장시켰다.

국제법상 EEZ에서는 외국 군함도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지만 그동안 중국은 미국 군함과 정찰기들이 자국의 EEZ와 그 상공을 지나는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해왔다.

중국 해군의 미국 EEZ 진입은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하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를 알리는 효과를 충분히 거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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