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개최지 랜초미라지 르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6일 낮(현지시간) 미 로스앤젤레스(LA) 공항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의 내륙에 있는 랜초미라지는 ‘태양의 땅’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한증막같이 더웠다. 정상회담 장소인 휴양지 서니랜즈로 가는 길은 반경 5㎞ 이전부터 경찰이 통제하고 있었다.심각한 오바마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심각한 표정으로 대통령 전용 헬리콥터 마린원을 타기 위해 워싱턴 백악관 잔디광장인 사우스론을 지나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워싱턴 AP 연합뉴스
이날 미국과 중국에서는 모두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과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의 만남이 불발된 데 대한 뒷말이 무성했다. 중국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신경보(新京報)는 “(미셸이) 가정사를 들어 역사적 의미가 큰 정상회담에 불참한 것은 외교적 실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미국 쪽에서는 다른 시각이 제기됐다. 외교 소식통은 “미셸의 불참은 개인적 판단이 아니라 백악관 외교안보팀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라면서 “펑리위안이 과거 톈안먼 사태 직후 진압군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등 고무행위를 한 데 대해 미국 내 인권단체에서 이의를 제기한 게 결정적 원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인권 침해자와 나란히 서서 ‘패션 대결’ 운운하는 언론 보도를 초래했다가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했다는 얘기다.
어쨌든 미셸의 불참으로 정상회담장에 나오기 머쓱하게 된 펑리위안이 어떻게 소일할지도 관심거리다. 일각에서는 비야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시장 부인의 안내로 관광 등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중국 외교부 양이루이(楊義瑞) 정책규획사(실) 부사장은 “미국 측이 먼저 제안해 회동이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양 부사장은 이번 회담이 파격적으로 휴양지에서 이뤄지는 것과 관련, “미국은 특별한 친구를 위해서만 이런 자리를 마련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랜초미라지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2013-06-08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