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력지들 ‘데이터마이닝’ 놓고 사생활 침해 논란

美유력지들 ‘데이터마이닝’ 놓고 사생활 침해 논란

입력 2013-06-10 00:00
수정 2013-06-1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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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빅브라더’ 비유하며 비판…WSJ는 ‘감시 필요성’ 옹호

미국 정보기관들이 민간인의 전화통화ㆍ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운영해온 사실이 폭로된 가운데 미국 유력신문들의 온·오프라인 지면에서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즈(NYT),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국가안보국(NSA) 출신의 내부 고발자들의 폭로가 있었던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번 이슈를 주제로 한 사설, 칼럼, 독자의견 등을 잇따라 비중있게 다뤘다.

NYT 일요판 매거진 필자인 수전 도미너스는 8일 일요판 제작진의 블로그 ‘6층’(The 6th Floor)에 ‘빅 데이터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Big Data Is Watching You)라는 글에서 사생활 침해 우려를 지적했다.

이 글의 제목은 조지 오웰의 유명한 디스토피아 소설 ‘1984년’에서 독재정권이 사람들을 억압하기 위해 사용하는 구호 ‘빅 브러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The Big Brother Is Watching You)를 패러디한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분개해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으로 빅 데이터에 관한 글을 주고받고 있는데, 이런 글들 또한 틀림없이 여러 민간 기업이나 정부 기관에 의한 데이터 마이닝의 대상이 되고 있으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데이터 마이닝을 통해 구문, 빈도, 문맥을 분석하면 우리가 2016년(다음번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 아마도 어떻게 투표할지뿐만 아니라 우리가 선호하는 헤어 컨디셔너 브랜드까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10일 웹사이트의 오피니언란의 ‘오늘의 설문조사’에 “당신은 NSA와 FBI가 ‘외국의 목표물’을 추적하기 위해 주요 인터넷 회사의 서버를 감청하는 데 찬성하십니까?”라는 질문을 올렸다.

질문에 응답한 9천100여명의 웹사이트 이용자 중 60%가 ‘아니오’, 40%가 ‘예’라고 대답했다.

미국 언론이 전하는 여론은 대체로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방향이지만, 이번 사건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일부 매체에서 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보수적 매체로 통하는 WSJ는 10일자 지면에 실은 ‘데이터 마이닝에 감사합니다’(Thank You for Data-Mining)이라는 무기명 논설에서 “정치적 과잉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이 이번 사건에 따른 진짜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현 상황에서 테러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감시가 결정적인 중요성을 지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테러 방위가 약화되고 나라가 위험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논설 필자의 주장이다.

논설은 이어 “데이터 마이닝은 일상적 공항 검색보다도 사생활을 덜 침해한다고 볼 수 있다”며 “만일 정치인들이 시민자유를 더 크게 침해하는 방안을 승인하도록 이끌 테러공격을 막을 수 있다면 그것은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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