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총리, 시위대와 첫 대화…”재개발 잠정 중단”

터키총리, 시위대와 첫 대화…”재개발 잠정 중단”

입력 2013-06-14 00:00
수정 2013-06-1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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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지공원 공사 관련판결 때까지 중단” 약속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 의지를 재확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시위 발생 이후 처음으로 시위대 측 대표자들과 만나 시위의 도화선이 된 공원 재개발 공사를 일단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13일(현지시간) 밤 수도 앙카라의 정의개발당(AKP) 당사에서 관련부처 장관 등과 함께 반정부 시위대 대표자들과 만나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에르도안 총리와 시위대의 만남은 이스탄불 탁심 광장의 게지공원 재개발에 반대하는 탁심연대 등 시민단체들 주도로 지난달 28일 시작된 시위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로 번진 이후 2주여 만에 처음이다.

시위대 측에서는 탁심연대 관계자 2명과 배우 등 문화·예술계 인사 6명을 합쳐 모두 8명이 이날 총리와의 면담에 대표자로 참석했다.

양측은 14일 새벽까지 마라톤 회의를 통해 주요 쟁점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나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공사 강행과 시위대 해산 등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했던 에르도안 총리가 이날 면담에서 게지공원 재개발 관련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공사를 한시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소득은 있었다고 양측은 평가했다.

에르도안 총리 정부에서 문화부 장관 등을 지낸 후세인 셀릭 정의개발당 대표는 “게지공원 재개발의 적법성을 놓고 반대단체들이 제기한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공사를 멈추겠다고 총리가 말했다”며 “(공사 찬반에 대한) 국민투표는 그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 측 대표자들도 “총리가 공사를 중단하고 법원 판결 결과에 따르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탁심연대 측 대표는 “면담 내용을 시위 참가자들에게 전달하겠다”며 “공사를 일단 멈추겠다는 총리의 발언은 오늘 면담의 긍정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탁신 광장을 점거한 시위대가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은 고수했다.

셀릭 대표는 “이번 면담은 긍정적이었다”면서도 “정부는 그동안 민주주의 기준에서도 충분할 만큼 인내심을 발휘해왔지만 광장을 (시위대가 점거한) 그 상태로 오래 남겨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에르도안 총리는 면담 수 시간 전 정의개발당(AKP) 의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탁심 광장은 이스탄불 시민과 모든 국민, 모든 외국 관광객의 것으로 불법단체가 자유롭게 광장을 돌아다니도록 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광장을 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불법단체를 경찰이 정리할 수 있도록 평화시위를 하는 환경운동가 등은 게지공원에서 나가달라고 주문했다.

총리는 전날에도 소상공인협회와의 간담회에서 “24시간 안에 시위를 끝내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며 시위대에 대한 민주적 접근을 촉구한 유럽연합(EU)의 요구에도 반발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한편 이스탄불 주지사인 후세인 아브니 무툴루도 13일 밤 탁심 광장 인근의 한 카페에서 시위대 관계자들과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무툴루 주지사는 “필요하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시위대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겠다”며 “이번 면담이 게지 공원에 모인 다양한 연령대의 젊은이들에게 메시지가 됐으면 한다. 우리는 경찰 개입 없이 이번 사태를 끝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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