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 두목 ‘영화 같은 체포’

소말리아 해적 두목 ‘영화 같은 체포’

입력 2013-10-16 00:00
수정 2013-10-16 00:2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韓 동원호 납치 관여 등 ‘빅마우스’로 불리며 악명

우리나라 선박 동원호를 납치하는 데 관여했던 소말리아의 유명 해적 두목을 영화 촬영을 미끼로 붙잡은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소말리아 해적 두목 무함마드 압디 하산
소말리아 해적 두목 무함마드 압디 하산
14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벨기에 검찰이 소말리아 해적 두목 무함마드 압디 하산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검찰은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지난 12일 브뤼셀 공항에 도착한 하산을 체포해 구금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비밀 요원들이 영화 제작자로 위장해 그의 부하에게 접근, “해적 활동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에 전문가 혹은 조언자의 역할로 협업하자”고 부추겨 그를 벨기에로 불러들였다. 하산은 최고 3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빅마우스’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하산은 유엔이 보고서를 통해 ‘가장 악명 높고 영향력 있는 해적 우두머리’로 공인한 인물이다. 2008년 사우디 유조선, 2009년 우크라이나 선박 등을 잇따라 납치해 악명을 떨쳤다.

하산이 이끄는 해적 단체 가운데 하나는 2006년 4월 선원 25명이 타고 있던 한국 선박 동원호를 납치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하산과 그의 아들들은 인질 석방 대가로 수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는 2009년 자국 선박 폼페이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직후부터 하산 검거 계획에 나섰다. 납치에 가담한 행동대원들을 잡아들이는 것보다는 ‘뿌리’를 뽑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산은 지난 1월 기자회견을 통해 “8년의 해적 활동을 끝으로 모든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국제사회의 소탕이 본격화되면서 더 이상 해적 활동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소말리아 정부는 그를 잡아들이기는커녕 되레 외교관 여권을 발급해 줘 국제적 비난을 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3-10-16 6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남북 2국가론’ 당신의 생각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최근 ‘남북통일을 유보하고 2개 국가를 수용하자’는 내용의 ‘남북 2국가론’을 제안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반헌법적 발상이다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