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우산혁명’의 주역 17세 조슈아 웡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 17세 조슈아 웡

입력 2014-09-29 00:00
수정 2014-09-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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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혁명.’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 반대 투쟁에 나선 홍콩 시민과 학생들이 28일(현지시간) 수백 개의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스프레이와 최루탄 가스에 맞서는 모습을 보고 외신들이 붙인 별칭이다.

이른바 ‘우산 혁명’의 주역으로 17세의 학생운동가 조슈아 웡(黃之鋒)이 떠오르고 있다.

웡은 15살 때인 2012년 중·고등학교(세컨더리 스쿨) 학생운동단체인 학민사조(學民思潮)를 설립했다. 이후 그는 단체를 이끌고 있다.

그는 2012년 홍콩 당국이 국민교육 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려 하자 12만여 명이 참여한 반대 운동을 주도해 국민교육 과목 도입 계획을 철회시킨 적 있다.

웡은 28일 시민과 학생들이 경찰의 최루탄 발사에도 우산으로 맞서며 도심 도로를 점거한 데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웡은 26일 중·고등학생의 휴업 투쟁을 이끌며 22일부터 이어진 대학생들의 동맹 휴업 투쟁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는 당시 3m 높이의 철문을 뚫고 정부청사 앞 시민광장에 들어갔다가 대학생들과 함께 경찰에 체포되면서 분노한 시민의 시위 동참을 이끌어 낸 것으로 전해졌다.

범민주파 시민단체인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이하 센트럴 점령)’는 학생들의 시위 열기가 뜨거워지자 다음 달 1일로 예정했던 도심 점거 시기를 28일로 앞당겼다.

시민단체들은 26일 시위에 최고 5만 명이 참여한 데 이어 28일 시위에는 6만 명 이상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웡은 체포되기 전 경찰에 둘러싸인 상태에서도 “10년 후 초등학생들이 홍콩의 민주화를 위해 시위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이것은 우리의 책임이다”라며 시위 참여를 호소해 정부청사 밖 수천 명의 시민과 학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웡은 28일 저녁 풀려난 이후에도 언론에 “투쟁에 다시 참여하겠다”고 밝히며 시위대에 용기를 북돋웠다.

그에 대한 홍콩 언론의 평가는 엇갈린다.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에 우호적인 매체는 웡을 ‘정치권의 새로운 스타’라고 추켜세우지만 문회보(文匯報) 등 친(親) 중국 성향 신문은 그가 미국과 연계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웡이 정치 스타로 평가되든, 극단주의자로 평가되든 간에 홍콩의 민주화가 진전되지 않으면 제2, 제3의 웡이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자유기고가 슈지(許驥)는 29일 빈과일보 기고문에서 “몇 명의 지도부만 제압하면 학생 시위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질 것으로 생각한 중국 당국이 전통적인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웡은 전통적인 학생 지도부가 아니다”라며 “인터넷 시대에는 웡과 같은 나이의 시위대 모두가 지도부로 손색이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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