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루루뚜루♬”…‘아기상어’로 죄수 고문한 미국 교도소

“뚜루루뚜루♬”…‘아기상어’로 죄수 고문한 미국 교도소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10-07 16:46
수정 2020-10-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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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 ‘상어 가족’(Baby Shark·아기 상어) 영어 버전.  유튜브 캡처
동요 ‘상어 가족’(Baby Shark·아기 상어) 영어 버전.
유튜브 캡처
수갑 채우고 ‘아기상어’ 몇시간씩 듣게 해
교도소 수감자들에게 원하지 않는 노래를 강제로 들려줘 괴롭힌 미국 교도관들이 기소됐다.

7일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미국 남부 오클라호마주 교도소의 교도관 2명과 이들의 감독자는 수감자들에게 수갑을 채운 뒤 여러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동요인 ‘아기 상어’를 듣게 한 혐의(경범죄)로 전날 기소됐다.

‘아기 상어’(Baby Shark·한국 제목 ‘상어 가족)는 한국의 콘텐츠 제작업체가 미국 구전동요를 재탄생시킨 동요로,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영어 버전은 2016년 6월 업로드된 이후 현재까지 67억회가 넘는 재생 수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의 교도관 2명은 지난해 11~12월 최소 4명의 수감자를 접견실로 데려가 등 뒤로 수갑을 채운 뒤 벽에 기대어 서게 한 뒤 시끄러울 정도로 큰 소리로 ‘아기 상어’ 노래를 몇 시간씩 듣도록 했다.

이들의 ‘노래 고문’에 대한 불만이 20건이나 제기됐지만 감독관은 이를 무시하고 괴롭힘을 방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도관들은 교도소 내부 징계가 수감자들에게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노래 고문’을 생각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교도관과 감독자는 이번 사건이 불거진 직후 지난해 말 퇴직했다.

오클라호마 지방 검사는 “이들이 저지른 나쁜 짓에 걸맞은 강력한 처벌 규정을 찾지 못해 아쉽다”면서 “엄벌에 처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경찰도 “교도관들의 수감자 학대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노래가 귀여운 동요라고 해서 고문이 아니라는 주장은 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나치 수용소나 미국의 관타나모 수용소 등에서도 비슷한 고문 방식이 동원된 것으로 전해진다.

‘아기 상어’가 이러한 용도로 사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플로리다주 웨스트팜 비치에서는 노숙자들을 공공장소에서 내쫓으려는 목적으로 지역 당국이 ‘아기 상어’를 크게 틀었다가 비판받은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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