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신병들이 사격장에서 군사 훈련을 하는 모습. 2022.10.27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 최전선 수색부대에서 활동하는 뉴질랜드 퇴역 군인은 26일 라디오 뉴질랜드(RNZ)을 통해 “예비군 부분 동원령으로 새로 징집된 병사들이 훈련과 기본적인 군사 기술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애초 이 전쟁에서 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교대 병력이 거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8개월간 싸워야 했던 병사들을 상상해보라”며 “굶주리고 있는 당신 옆에서 동료가 죽어가고 있지만 군대는 보온장비를 주지 않는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따스한 옷이 보이면 그것을 긁어모으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지금은 전장에 나오고 싶어하지 않는 민간인들까지 나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사기는 점점 더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포로로 잡힌 러시아 병사 중 일부는 녹슨 1970년대 소련 무기를 들고 있었다”면서 “이미 후퇴한 러시아 병사 2명이 추위를 이기지 못해 침낭이 있던 장소로 되돌아온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겨울이 가까워지면 투항자가 대량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겨울은 그들에게 치명타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원령으로 징집된 군인의 훈련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2022.10.27 EPA 연합뉴스
러시아 신병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과 전장 실태에 대한 폭로는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퍼지고 있다. 징집 11일 만에 우크라이나 동부 전투 지역에 배치된 한 병사는 NYT에 “사격 훈련을 딱 한 번 받았다. 당시 탄창은 3개뿐이었다”는 증언을 했고, 일부 연대에서 ‘신병을 위한 사격 연습과 이론 학습은 생략된다’는 발표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여러 외신과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 신병들이 ‘인간방패’, ‘총알받이’로 내몰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군 전문가이자 국제전략연구소(IISS) 군비 통제 프로그램 책임자인 윌리엄 알베르케는 “러시아는 징집병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것만을 제공하거나, 최악의 경우 전투에 필요한 것을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징집된 신병들은 말 그대로 총알받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BBC는 “예비군들이 전투 훈련 없이 ‘인간 방패’처럼 전선에 보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