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트럼프 34개 혐의 “전면 무죄”… 밖에선 편 갈라 욕설도

[르포]트럼프 34개 혐의 “전면 무죄”… 밖에선 편 갈라 욕설도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3-04-05 06:29
수정 2023-04-0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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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자 소문낸 도어맨 등 총 3건 돈으로 입막음

찬반 시위자들, 충돌 방지용 완충지대 사이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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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인근 콜렉트폰드공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트럼프 규탄 시위대를 향해 지지 현수막을 들고 있다. 뉴욕 이경주 특파원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인근 콜렉트폰드공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트럼프 규탄 시위대를 향해 지지 현수막을 들고 있다. 뉴욕 이경주 특파원
전현직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형사기소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막음용으로 돈을 건넨 이가 3명으로 확인됐다. 전직 포르노 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으려 13만 달러(약 1억 7000만원)를 건네며 회계 문건을 조작한 혐의에 더해 2명이 더 있었던 것이다.

CNN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기소 인부 절차에 출석해 34건의 혐의를 전면 부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 명시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는 모두 34건이었고, 모두 기업 문서 조작과 관련됐다.

●대니얼스 외 성인 모델 맥두걸에도 2억원 건네

또 대니얼스 외에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에게 입막음용 돈을 주고 이와 관련해 기업 문서를 조작한 혐의도 포함됐다. 이 두 명 외에 입막음용 돈을 지불한 제3의 인물도 있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측이 맥두걸에게 15만 달러(약 1억 9700만원)를 건넸고, 이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혼외자가 있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타워의 도어맨에게 3만 달러(약 3937만원)를 준 혐의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판사, 트럼프에 SNS로 선동말라 경고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검 검사장은 이날 기소 인부 절차 종료 후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는) 불리한 정보와 불법 행위를 유권자들에게 숨기기 위해 기업 정보를 조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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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인근 콜렉트폰드공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규탄 시위가 열리고 있다. 뉴욕 이경주 특파원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인근 콜렉트폰드공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규탄 시위가 열리고 있다. 뉴욕 이경주 특파원
특히 기소 인부절차를 진행한 후안 머천 판사는 이날 심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중을 선동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직후 흥분한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하면서 5명이 숨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도 소셜미디어(SNS)에 “마녀사냥(WITCH HUNT), 한때 위대했던 우리나라가 지옥으로 가고 있다”고 썼다.

다만,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대한 대중에 노출되는 동선을 자제했고 기소 인부 절차가 진행된 뉴욕에서는 육성 연설을 하지 않았다. 그를 태운 차량의 동선도 기자와 찬반 시위대가 몰려 있던 형사 법원 앞 콜럼버스 공원을 피했다.

●경찰, 찬반 시위대 충돌 막으려 바리케이드 동원

이날 오전 일찍부터 트럼프 지지 시위와 트럼프 규탄 시위가 동시에 열린 콜렉트폰드 공원은 수천 명이 몰리면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경찰은 양측 시위대 사이에 강철 바리케이드로 2m 정도의 공간을 두었지만 양측은 난간에 몸을 기대고 줄곧 소리치며 욕설이 섞인 설전을 벌였다.

확성기를 든 한 남성이 “트럼프 기소는 정치 문제가 아닌 파시스트 처벌”이라고 소리치자 트럼프 지지자 측의 한 여성은 “헌터 바이든(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의 노트북은 어디에 갔냐”고 맞대응했다. 해당 노트북에는 헌터로 추정되는 인물이 마약을 흡입하며 여성과 성행위를 하는 동영상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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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인근 도로를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뉴욕 이경주 특파원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인근 도로를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뉴욕 이경주 특파원
“법 위 사람 없다” vs “대니얼스가 거짓말”

이날 만난 조안 보일(83)은 “오늘이 정말 행복하다. 미국은 누구든 법을 어기면 그 결과에 직면해야 하는 곳이고, 오늘 그것이 일어났다”며 기뻐했다. 반면 트럼프 지지자인 수잔 서보(55)는 “대통령이 형사 기소를 당한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나는 대니얼스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머천 판사는 오는 12월 4일에 다시 검찰과 변호인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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