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엄마도 반대해 伊 법원, ‘살인곰’ 사살에 제동

피해자 엄마도 반대해 伊 법원, ‘살인곰’ 사살에 제동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4-15 20:11
수정 2023-04-1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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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0일 대전동물원의 불곰 한 마리가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생선이 들어있는 얼음덩어리를 갖고 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08년 7월 10일 대전동물원의 불곰 한 마리가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생선이 들어있는 얼음덩어리를 갖고 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주(州) 법원은 14일(현지시간) ‘살인곰’ 사살 명령에 제동을 걸었다고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법원은 열일곱 살의 암컷 불곰 ‘JJ4’를 포획하는 일은 허용했지만, 다음달 11일까지 사살하는 일은 유예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마우리치오 푸가티 주지사는 지난 5일 조깅하던 파피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가한 JJ4에 대해 포획과 사살을 명령했다.

이탈리아 동물보호단체인 LAV는 이에 반발해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JJ4는 2020년 6월에도 비슷한 지역에서 아버지와 아들을 동시에 공격한 전과가 있다. 주 당국이 당시에도 JJ4를 사살하려 했는데 법원이 저지했다.

LAV는 트위터를 통해 이 소식을 환영하며 “곰과 트렌티노 시민들은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파피의 가족은 JJ4 사살에 반대했지만,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불곰의 개체 수를 늘려 비극을 초래한 이탈리아 정부와 주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피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보호와 예방의 부족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며, 그들은 도망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주의 곰 개체 수는 2021년 기준 약 100마리에 달한다.

지난달에도 또 다른 곰에게 사람이 습격받는 사건이 벌어져 해당 지역에서는 곰의 개체 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푸가티 주지사는 “한 사람이 죽었는데, 법원이 놀라운 결정을 내렸다”며 “일단 포획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 레푸블리카’는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주 당국이 JJ4를 포획한 뒤 외국을 포함해 다른 지역에 방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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