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운석에 생명체 필수 붕소 많아

화성 운석에 생명체 필수 붕소 많아

입력 2013-06-12 00:00
수정 2013-06-1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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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운석에 생명체의 필수 성분인 붕소가 고농도로 함유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1일 보도했다.

미국 하와이 주립대 미항공우주국 우주생물연구소(UHNAI) 과학자들은 지난 2009~2010년 남극운석탐사단이 채집한 화성 운석들을 분석해 붕소의 존재를 밝혀냈다고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학술지 PLoS ONE에 발표했다.

붕소는 산화된 형태인 붕산염 상태에서 생명 물질인 RNA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화학 조성과 함유 광물로 볼 때 화성에서 온 것이 분명한 이들 운석으로부터 지구에서 오염된 요소들을 제거한 뒤 내부 맥(脈)들을 이온현미분석기로 분석해 이전 측정치의 10배가 넘는 붕소를 발견했다.

이들은 “붕산염은 RNA의 핵심 요소인 리보오스(ribose)를 안정시킴으로써 생명체의 기원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면서 “초기 생명체들에게는 RNA가 DNA 정보를 갖고 있는 전구체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NA는 정보를 저장해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진화에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하는 최초의 분자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학자들은 오늘날의 생명체는 RNA를 합성하는 정교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지만 최초의 RNA 분자는 이런 메커니즘 없이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RNA를 비생물학적으로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단계는 RNA의 당 성분인 리보오스를 생성시키는 것이다.

지구에는 붕산염이 풍부한 소금과 퇴적물, 진흙이 비교적 흔하게 존재하지만 다른 천체에서는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다.

이 연구는 지구에서 생명체가 처음 시작됐을 무렵 화성의 퇴적물에서도 붕산염이 농축됐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과거 지구와 화성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물질들을 공동으로 사용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화성은 대기와 지표수의 대부분을 잃어 버렸다. 그러나 고대 운석들은 화성의 역사에서 물이 많았던 시기의 진흙 성분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분석한 화성 운석은 약 7억년 전의 것이다. 지구에서는 판 운동에 의해 고대 지각이 재활용되기 때문에 이처럼 오래전의 진흙은 남아 있지 않다.

먼 옛날 화성에 붕산염 성분이 풍부한 진흙이 있었다는 사실은 초기 지구에도 생명체 구성 물질의 핵심 분자가 쉽게 형성되는 이런 진흙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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