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중국유학생 무참히 피살…인종증오 범죄 논란

호주서 중국유학생 무참히 피살…인종증오 범죄 논란

입력 2013-10-10 00:00
수정 2013-10-1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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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백인 청년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한 사건의 진상이 재판 과정에서 밝혀지면서 인종증오 범죄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캔버라가 속한 수도준주(ACT) 최고법원은 2011년 8월 캔버라에서 발생한 중국 유학생 리앙 자오(당시 27세) 살인 사건 피고인인 19세 백인 청년에게 징역 17년형을 선고했다.

ACT 최고법원은 피고인이 사건 당시 미성년자였다는 이유로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감형하도록 돼 있는 ACT 법에 따라 이 청년은 10년6개월만 복역한 뒤 풀려나 나머지 6년6개월은 선행 명령을 받게 된다.

법원에 따르면 ‘JJ’라고만 알려진 이 청년과 그의 친구인 테일러 루이스 슈미트(22)는 2011년 8월4일 새벽 4시께 캔버라 중심가 노스본 애비뉴에서 귀가 중이던 자오를 야구방망이와 흉기 등으로 무참히 살해했다.

이 사건은 발생 초기에는 범인들이 자오의 휴대전화와 현금 21호주달러를 빼앗아갔다는 점 때문에 강도사건으로 치부돼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재판 과정에서 인종증오 범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사건 전에 범인들을 목격했던 증인들이 이들이 ‘두들겨 패줄’ 범행 대상으로 아시아인을 물색하고 있었으며 자오가 아시아인이기 때문에 범인들의 표적이 됐다고 증언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더욱이 범인들이 둔기와 흉기로 피해자의 머리 등을 집중 구타해 두개골이 깨지고 뇌가 드러날 정도로 잔인하게 살해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강도 목적의 살인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자오의 모친은 법정에서 “내 아들의 결혼식을 위해 모아뒀던 돈을 장례식에 쓰게 됐다”며 “할 수만 있다면 내 아들의 살인자들을 내 손으로 직접 죽이고 싶다”고 절규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의 원인이 된 호주의 인종차별 정서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JJ의 공범인 슈미트에 대한 선고 공판은 이달 말 열릴 예정이다

호주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도 멜버른과 시드니 등 대도시에서 한국인 등 유색인종을 겨냥한 인종차별 사건이 잇따라 발생, 사회문제화됐었으며 지난해 하반기에는 한국인 연쇄 폭행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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