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시대 맞아 ‘글자 못쓰는’ 중국인 많아

컴퓨터시대 맞아 ‘글자 못쓰는’ 중국인 많아

입력 2014-09-22 00:00
수정 2014-09-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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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을 들면 써야 할 글자가 떠오르지 않는다.”

중국 북경신보(北京晨報)는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주요 12개 도시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이 이 같은 대답을 했다며 중국인의 ‘글자 못쓰는 증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22일 전했다.

’중국인의 글쓰기’라는 테마로 진행된 이 조사에서 설문 대상자의 94.1%는 펜을 들면 글자가 생각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이들 가운데 26.8%는 이런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이는 컴퓨터시대로 들어서 중국인 대부분이 글자를 자판에서 불러내는 방식으로 글을 쓰면서 손으로 직접 쓰는 능력이 급속히 퇴화하고 있기 때문이며 사회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한 리모델링 기업의 인력 채용에 원서를 접수한 충칭(重慶) 모 대학 출신 여성 구직자 차이(蔡) 모 씨는 400자 분량의 약력을 쓰는데 24개 오탈자를 쓴데다 글씨체가 조악해 낙방하기도 했다.

이 회사 인사담당자는 “업무는 대부분 컴퓨터로 하지만 손으로 글을 쓰는 능력을 비교적 중시하는 회사 방침에 따라 차이 씨를 뽑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손으로 글자를 직접 쓰지 못하는 현상이 사회 문제로 등장하자 대안을 모색하는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베이징시인민대표대회(인대) 대표인 왕젠린(王建林) 베이징사범대 교수는 대학 웨이보(微博)에서 “직장인, 대학생, 의사, 과학연구자, 대학교수, 초등학생 등이 모두 손으로 글자를 쓰지 못하는 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컴퓨터를 켜지 않으면 원고도, 숙제도, 처방전도 쓰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왕 대표는 그러면서 “초등학생의 경우는 컴퓨터를 사용해 숙제하지 못하게 하고 대학생은 리포트를 작성할 때 50~60%는 직접 손으로 써서 제출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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