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또 죽고 사태 악화되자 이스탄불 지방법원 점거 “법치주의 준수·총리 퇴진”… 어나니머스 “민주화 지지” 정부 사이트 등 180개 해킹
터키 정부가 시위 강경 대응에 대해 사과하고도 최루탄·물대포 진압을 고수하면서 사망자 수가 3명으로 늘었다. 그간 침묵을 지키던 법조인들이 반정부 시위에 가담했고, 국제 해커집단들도 터키 정부 웹사이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5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지방법원에서 법조인들이 터키 경찰의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터키 이스탄불 지방법원 관계자 제공
터키 이스탄불 지방법원 관계자 제공
해커들도 터키 정부를 공격하며 시위대를 옹호했다. 해킹·보안 관련 사이트 ‘해커스뉴스 블레틴’은 ‘어나니머스’와 ‘시큐리티 드래건’ 등 국제 해커집단들이 180여개의 사이트들을 마비시켰다고 밝혔다. ‘작전명 터키’(#Op Turkey)로 이름 붙여진 이번 해킹으로 터키 정부와 국회,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등 주요 홈페이지가 다운됐다.
어나니머스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터키 국민들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고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나섰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를 방문 중인 에르도안 총리가 7일 귀국하는 데다, 주말에 대규모 집회가 예고돼 있어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터키 내부에서는 언론이 통제돼 이런 소식들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터키의 시위 소식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터키 시위대가 정부의 인터넷 통제를 피하기 위해 가상사설망(VPN)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 경찰은 트위터에 허위사실을 올렸다는 혐의로 수백명을 연행하는 등 인터넷 사용내역을 추적하고 있다. 시위 초기 정보의 허브 역할을 하던 ‘터키를 점령하라’ 등 사이트들도 속속 폐쇄됐다.
한편 미국 CNN은 터키 시민들이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게재할 반정부 시위 광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인터넷상에서 9만 달러(약 1억원)가량을 모았다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3-06-06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