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총리, 반정부 시위 대표단과 만나기로

터키 총리, 반정부 시위 대표단과 만나기로

입력 2013-06-13 00:00
수정 2013-06-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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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대표성 없는 대표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예정대로 반정부 시위대 대표와 만나기로 했다.

터키 아노돌루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에르도안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앙카라 정의개발당 당사에서 학생, 학자, 예술가 등 11명으로 구성된 대표단과 만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무아메르 귤레르 내무장관, 에르도안 바이락타르 환경도시계획장관, 오메르 젤릭 문화관광부장관, 휴세인 젤릭 정의개발당 부대표 등도 동석할 예정이다.

11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지방법원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던 변호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경찰에 붙들려 끌려 나가고 있다. 터키 이스탄불 지방법원 관계자 제공
11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지방법원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던 변호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경찰에 붙들려 끌려 나가고 있다.
터키 이스탄불 지방법원 관계자 제공
에르도안 총리는 시위대 대표단으로부터 반정부 시위와 관련한 의견을 듣고 격식 없이 대화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시위의 중심지인 이스탄불 탁심광장의 게지공원에서 지난달 28일부터 점령시위를 하고 있는 탁심연대는 이날 총리와의 회담과 관련해 사전에 연락을 받지 않았으며, 총리가 만나는 대표단은 시위대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이번 회담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터키 야당은 경찰이 탁심광장 시위대를 강경 진압한 것에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의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에르도안 총리가 게지공원 시위에 가장 앞장선 선동가”라고 비난했다. 민족주의행동당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 역시 총리를 향해 국민을 분열시켜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탁심광장에서 철수한 지 열흘 만인 11일 광장을 기습 진압하면서 시위대와 격렬히 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 과정에서 에르도안 총리에게 법치주의 준수를 요구하며 이스탄불 지방법원에서 시위를 벌이던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 70여명도 함께 체포됐다. 잡혀간 법조인들은 경찰의 불법 연행에 항의하며 구금 상태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터키에서 가장 큰 권력집단 가운데 하나인 법조인들조차도 총리에게 반발하면 사법조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 시민들에게 공포를 심어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3-06-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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