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유럽 각국을 도·감청했다는 파문이 커진 가운데 그리스 전직 장관이 그리스도 미국 대사관을 감청했다고 밝혔다.

테오도로스 판갈로스 전 외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그리스 민영 라디오방송 비마에 출연해 국가정보기관(EYP)이 미국 대사관 전화를 감청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고 현지 일간지 카티메리니가 보도했다.

판갈로스 전 장관은 “EYP는 아테네의 미 대사관뿐만 아니라 터키 앙카라의 미 대사관도 감청했다”고 말했다.

1996~1999년에 외무장관을 지낸 그는 “매일 아침 커피와 빵을 들고 출근하면 내 책상에 녹취록이 놓여 있었다”며 “EYP는 모든 내용을 담지는 않았고 내가 관심이 있는 내용만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감청 녹취록에서) 새로운 주요 정보는 얻지 못했다”며 “왜냐하면 대부분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아테네 미국 대사가 주터키 미국 대사나 워싱턴의 동료와 나눈 대화를 듣는 게 재미있었다”고도 했다.

한편 그리스 일간지 타네아는 아테네의 미국 대사관이 건물 지붕에 도·감청 장비를 설치해 운영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