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연극연출가 모임 ‘혜화동1번지’ 봄 축제
치열한 사회문제 의식을 실험적 무대에 올려온 젊은 연극 연출가 모임 ‘혜화동1번지’가 이번에는 국가보안법을 조명했다. 김수희, 김제민, 김한내, 윤한솔, 이양구 등 혜화동1번지 5기 동인들의 2013 봄페스티벌 ‘국가보안법’(8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혜화동1번지극장)은 국가보안법이 예술가 개개인의 내면 깊숙이 심어 놓은 두려움과 자기 검열을 정면으로 들여다 본다.혜화동1번지 5기 동인들의 2013 봄 페스티벌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이 예술가의 창작 자유를 저해하고 자기 검열을 내면화하는 현실을 정면으로 다뤘다.
드림아트펀드 제공
드림아트펀드 제공
페스티벌에서 선보이는 5편의 연극 대부분은 예술인인 자신들을 돌아보듯 사진가, 연극 연출가, 배우 등을 전면에 내세운다. 어느 연극 연출가는 준비 중인 연극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자 내부의 첩자를 색출한다며 ‘극단보안법’을 만들고(무림파혈전), 국가보안법에 대한 연극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것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깨닫는다(괴물이 산다). 트위터에 올린 사진들이 북한을 찬양한다는 이유로 검찰에 기소된 사진가 박정근의 실화를 다룬 ‘빨갱이 갱생을 위한 연구’, 미국에 매카시즘의 광풍이 불던 시기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혀 매도된 찰리 채플린의 이야기인 ‘레드 채플린’ 등도 있다. 그 밖에 로스쿨 학생들이 시국사건에 대한 모의법정을 진행하면서 국가보안법의 합리성과 비합리성의 경계를 묻는 ‘모의법정’도 눈여겨 볼 만하다. 1만 2000원. (02)922-0826.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3-06-04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