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총무원장 조계종 개혁 후 첫 연임시도

자승 총무원장 조계종 개혁 후 첫 연임시도

입력 2013-09-16 00:00
수정 2013-09-1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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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이후 처음…종책모임 ‘불교광장’서 후보추대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종단 안팎의 반대를 무릅쓰고 내달 10일 차기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조계종 선거법에는 1차에 한해 중임할 있게 돼 있지만 1994년 조계종 종단 개혁 이후 연임을 시도한 현직 총무원장은 지금까지 없었다.

조계종 종책모임 ‘불교광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를 열어 자승 스님을 제34대 총무원장 후보로 추대했다.

이날 불교광장의 임시총회에는 교구본사 주지 24명 가운데 16명가량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광장은 지난 7월 조계종 내 여러 계파가 종책 개발과 건전한 선거문화 조성을 기치로 출범했으나, 이해관계가 갈리면서 지금은 자승 스님 계열의 일부 계파(화엄·법화)만 남았다.

자승 스님은 후보 추대 직후 회의에 참석해 추대를 수락했다.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 등은 “자승 스님이 지난해 백양사 도박 사태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차기 선거 불출마는 물론 현 임기에도 연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여러 차례 해놓고 또다시 출마를 시도하고 있다. 자승 스님은 개인 차원에서도 비리 등 문제가 많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실제로 자승 스님은 거취와 관련해 “재임에 관심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 때는 “7-8월의 밤나무는 흔들어야 떨어지지만 9월 추석이 지난 밤은 때가 되면 절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94회 중앙종회 임시회에선 “소임에 대한 마음을 비웠다. 128일 남은 33대 집행부가 임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자승 스님이 종단 안팎의 반대 움직임과 곱지 않은 시선에도 추대란 형식을 빌려 출마를 강행함에 따라 적지 않은 논란과 반발이 예상된다.

선원수좌회 쪽은 자승 스님이 후보로 등록하면 전국승려대회를 열겠다고 공언해 놓은 상태다.

한 조계종 관계자는 “한국불교 대표 종단의 지도자가 약속을 어기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선거 결과를 떠나 불교와 종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총무원장은 중앙종회 의원 81명(현재 1명 공석)과 24개 교구본사 240명 등 321명의 선거인단이 선출한다.

자승 스님 말고 지금까지 명확하게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3명이다. 불교광장에서 탈퇴한 무량·무차·보림회로 구성된 이른바 ‘3자 연대’에서 추대한 보선 스님, 금오문도회가 추대한 전 조계종 포교원장 도영 스님, 내장사 백련선원장 대우 스님 등이다.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후보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전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도 “자승 스님이 출마하만 대항마가 될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계종은 오는 18∼20일 후보등록을 받고 10월10일 선거를 치른다. 총무원장의 임기는 4년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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