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모국 아르헨 주교 의문사 진상규명한 판사 접견

교황, 모국 아르헨 주교 의문사 진상규명한 판사 접견

입력 2014-09-16 00:00
수정 2014-09-1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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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니아 방문 때 IS 위협 가능성 불구 경호 강화 없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군사독재정권이 자행한 이른바 ‘더러운 전쟁’에 의해 희생된 엔리케 앙헬렐리 주교의 의문사 진상 규명에 큰 역할을 한 아르헨티나 판사를 접견했다.

좌파 인사인 앙헬렐리 주교는 아르헨티나 군부가 정권을 잡고 좌파 인사 색출에 나서면서 지난 1976년 8월 4일 차량 충돌로 숨졌다.

아르헨티나 관리들은 그동안 앙헬렐리 주교의 사망이 우발적인 사고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앙헬렐리 주교와 당시 같은 차를 탄 전직 성직자가 지난 2010년 차량이 강제로 도로 밖으로 밀려났다고 증언하면서 아르헨티나 북서부 라 리오하 주 연방법원의 다니엘 에레라 피에드라부에나 판사는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조사 결과 앙헬렐리 주교는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법원은 지난 7월 앙헬렐리 주교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군 장성 루시아노 메넨데스 등 2명에 대해 종신형을 선고했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피에드라부에나 판사의 만남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교황청은 앞서 올 초 앙헬렐리 주교가 군부와의 갈등을 교황청에 알렸음을 보여주는 문서를 아르헨티나 법원에 제공했다.

앙헬렐리 주교는 살해 한 달 전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재 교황청 대사 앞으로 보낸 전보에서 많은 시민이 군사정권에 의해 투옥당하고 있으며 군부가 “신과 국가의 적을 살해해야 한다”면서 고문수법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당시 아르헨티나 예수회 관구장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해방신학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앙헬렐리 주교와 친한 사이로 앙헬레리 주교의 요청에 따라 암살단에 쫓기고 있던 신학생 3명을 신학교에 숨겨주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교회가 지난 2006년 앙헬레리 주교가 살해됐을 가능성을 공식 인정하자 당시 교황은 라 리오하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앙헬렐리 주교를 ‘순교자’로 호칭했다.

한편 교황청은 오는 21일 교황의 알바니아 방문과 관련, 중동지역에서 이슬람 무장대원들이 귀국하면서 교황의 방문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보도에도 추가적인 경호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청 대변인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이 알바니아 방문 중 성 베르도 광장에서 순례객들을 맞을 때 사용하는 무개차를 이용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롬바르디 신부는 이슬람 수니파 반군인 이슬람국가(IS)의 위협에 대해 전반적인 우려가 있지만 “교황의 거동이나 여행 방식을 변경할 특별한 위험이나 위협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탈리아 언론들은 익명의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알바니아 당국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훈련을 받은 이슬람 무장대원들이 귀국하면서 교황 방문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알바니아가 공산정권시절 잔인하게 말살 당한 그리스도교를 부활하고 가톨릭, 동방정교회, 무슬림이 합심해 국가를 이끌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알바니아를 방문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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