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갱년기 증상, 예방과 치료는?

남성갱년기 증상, 예방과 치료는?

입력 2010-06-03 00:00
수정 2010-06-0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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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호르몬을 보충하면 정력도 강화됩니까?”

최근 남성갱년기를 겪고 있는 한 중년 남성과 상담이 이뤄졌다. 그의 주된 관심사는 남성갱년기를 개선할 수 있는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이 과연 자신의 정력 강화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지 여부다. 사실 정력과 회춘에 대한 남성의 갈망은 동서고금을 막론한다.

과거에도 이를 위한 놀라운 실험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1889년 72세 의사인 샤를 에두아르 브라운 세카르는 강아지와 돌고래의 고환을 으깨어 짜낸 용액을 자신에게 주사했다. 그는 주사를 맞은 후 소진된 줄로만 알았던 정력이 되살아난 효과를 보았다며 파리 아카데미에 보고까지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의 실험 결과는 플라시보(Placebo) 효과로 판명됐다. 그 용액을 다른 실험 대상자에게 주사한 결과 특별한 효력이 나타나지 않았다.

현대의학이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는 21세기에 그의 실험은 다소 무모하고 엉뚱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후 이와 같은 무수한 연구의 노력들이 이뤄진 끝에 이와 유사한 치료법이 등장하게 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고환이 생산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보충, 중장년층 남성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는 ‘남성 호르몬 보충요법’이 이에 해당한다.

실로 40대 이상 남성들은 노화로 인해 다양한 갱년기 증상을 겪는다. 성욕 감퇴는 물론이요, 성기능과 정액량 감소, 그리고 심적인 우울, 피곤과 무력감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남성호르몬 감소는 이에 대한 여러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사실 남성호르몬은 30대 이후 서서히 감소하다가 70대가 되면 30대의 2분의 1, 80대가 되면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대한남성갱년기학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40대 이상 남성 가운데 남성 호르몬 수치가 기준치보다 낮은 경우가 15~20%에 이른다.

그렇다고 누구나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병원에서 자가 임상 증상과 혈액검사를 통해 남성호르몬의 수치를 살펴봐야 한다. 부작용 여부를 점검하고 호르몬 수치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전립선 질환, 콜레스테롤, 당뇨, 초음파, 심전도, 간과 신장 기능 검사 등도 추가적으로 시행한다.

검사 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보다 낮으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수치가 높거나 ▶남성 갱년기 증상이 심하다면 치료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전립선암과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은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치료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럴 경우에는 우선 전립선 질환을 완치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은 간단하다. 최근 남성 호르몬 보충 요법은 3개월에 한번 주사를 맞는 간편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과거 2~3주 간격으로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고, 패치를 이용하던 것에 비하면 한결 편리해졌다. 1년 정도 치료하면 환자의 약 80∼90%는 호르몬 수치가 정상화되며, 남성갱년기 증상도 상당 부분 개선된다. 성욕과 발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더러 기분전환, 골 대사, 근육질과 신체지방 분포에 변화를 일으킨다. 또한 복부 지방질을 감소시키는 대신 근육질을 증가시키며 손의 쥐는 힘과 하지의 힘을 증가시키고, 뼈를 튼튼하게 하며, 혈청지질대사를 개선시킬 수 있다.

하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수치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호르몬 수치와 증상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물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규칙적인 운동과 성생활을 통해 남성호르몬의 자연 생산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갱년기를 가속화시키는 심한 스트레스나 잦은 음주, 흡연 등을 피하는 것도 절실하다.

여성과 달리 남성갱년기는 진행이 느려 알아채기 쉽지 않다. 증상을 오랫동안 숨기다가, 병이 상당히 발전된 상태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더러 있다. 평소 주기적인 비뇨기계 검진을 통해 남성갱년기 예방과 치료에 힘쓴다면 중년에도 활력 넘치는 삶을 영위할 수 있다.

글: 비뇨기과 전문의 임헌관(연세크라운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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