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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다큐] 희망이 있다, 아픔을 잊다, 새 삶을 잇다

[포토 다큐] 희망이 있다, 아픔을 잊다, 새 삶을 잇다

손형준 기자
입력 2015-12-20 17:26
업데이트 2015-12-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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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잃은 김하사가 점프까지 했던 그 곳 ‘중앙보훈병원’

●1400개 병상·30개 진료과 月10만명 이용

지난 2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위치한 서울 중앙보훈병원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오른쪽 발목 절단 부상을 입은 육군 1사단 소속 김정원 하사가 중앙보훈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것이다. 의족 착용 사실을 알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취재진 앞에 선 김 하사는 단거리달리기에 이어 힘차게 점프까지 해 보여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수많은 언론 매체가 이 소식을 앞다퉈 전한 후 김 하사의 재활치료를 담당한 중앙보훈병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중앙보훈병원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진료, 재활 및 복지 증진을 위해 서울, 대전, 광주, 대구, 부산 등 총 5개 도시에서 운영 중인 보훈병원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1400개의 병상에 최첨단 치료 장비를 갖춘 30개 진료과와 다양한 전문센터 및 클리닉이 있다. 다른 종합병원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일평균 5000명, 월평균 10만명의 환자가 중앙보훈병원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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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센터 수중재활치료실 내 수중운동풀에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물의 부력을 이용해 체중에 대한 부담을 던 채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
재활센터 수중재활치료실 내 수중운동풀에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물의 부력을 이용해 체중에 대한 부담을 던 채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
●진료비 지원 없지만 일반인도 이용 가능

보훈병원은 보훈 대상자만 이용할 수 있다고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만 이는 오해다. 보훈 대상자와 달리 진료비 전액, 일부 면제 등의 혜택만 없을 뿐 일반인도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지난 11월 의무사령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현역 군인들에게도 재활치료와 의족 등의 보장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앙보훈병원은 환자 중 참전 용사 등 군 출신 비율이 높은 편이어서 이들이 주로 앓는 질환에 대한 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재활치료,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청각장애, 장애인 보조기구 분야는 단연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 중 김 하사의 재활치료와 의족 서비스를 담당한 재활센터와 보장구센터는 보훈 대상자는 물론 일반인 환자도 눈여겨볼 만하다.

군에서 입은 사고로 몸의 오른쪽이 마비된 오창주(35)씨가 재활센터 로봇치료실에서 보행재활로봇을 이용해 바른 자세로 걸을 수 있도록 반복 학습시키는 보행치료를 받고 있다.
군에서 입은 사고로 몸의 오른쪽이 마비된 오창주(35)씨가 재활센터 로봇치료실에서 보행재활로봇을 이용해 바른 자세로 걸을 수 있도록 반복 학습시키는 보행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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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센터 동작분석실에서 오른쪽 다리에 의족을 찬 한 참전 용사가 모션캡처 카메라용 센서를 하반신에 부착한 후 보행 상태를 측정하고 있다.
재활센터 동작분석실에서 오른쪽 다리에 의족을 찬 한 참전 용사가 모션캡처 카메라용 센서를 하반신에 부착한 후 보행 상태를 측정하고 있다.
●보행재활로봇 등 다양한 선진 시스템 도입

중앙보훈병원 재활센터는 운동치료, 온열치료, 뇌 질환자와 척수 손상자를 위한 특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재활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일반적인 재활치료에 더해 선진 재활 시스템으로 꼽히는 보행재활로봇과 수중트레드밀(러닝머신)을 갖춘 수중운동풀을 도입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로봇치료실에서 만난 오창주(35)씨는 군 복무 중 사고로 뇌 손상을 입어 몸의 오른쪽이 마비된 후 보행이 쉽지 않았다. 일반 보행치료와 로봇치료를 병행하며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오씨는 “그동안 절뚝거리던 걸음걸이가 로봇치료를 받으면서 많이 자연스러워졌다”며 밝은 표정으로 만족감을 표했다.

●집단운동치료 운영 치료 효과 극대화

재활센터는 타 병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재활 프로그램인 집단운동치료도 운영 중이다. 여럿이 함께 모여 스트레칭 등의 운동을 하는 이 치료는 옆 사람과의 상호 자극으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어 환자들의 참여도와 만족도 모두 높다. 좋은 재활 프로그램이지만 의료수가가 낮은 탓에 일반 병원에서는 운영이 쉽지 않다. 보훈병원이기에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아쉽게도 집단운동치료에는 감면 혜택이 없는 일반인 환자는 참가할 수 없다. 재활센터는 거동이 불편한 보훈 대상 환자를 위해서 찾아가는 재활치료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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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구센터에서 한정혜(46) 에피테티커(실리콘 안면 보형물 제작사)가 고체형 실리콘 의수 외피를 뒤집어 실제 손과 똑같아 보이도록 손톱을 그려 넣고 있다.
보장구센터에서 한정혜(46) 에피테티커(실리콘 안면 보형물 제작사)가 고체형 실리콘 의수 외피를 뒤집어 실제 손과 똑같아 보이도록 손톱을 그려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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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구센터에서 의지보조기기사들이 환자 개개인의 절단 부위에 딱 맞는 맞춤형 의족을 만들고 있다.
보장구센터에서 의지보조기기사들이 환자 개개인의 절단 부위에 딱 맞는 맞춤형 의족을 만들고 있다.
●의수·의족 등 51종 맞춤형 보장구 제작

일반인 중 장애를 가진 환자라면 중앙보훈병원 보장구센터를 찾아가 보자. 5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보장구센터는 국내 최고의 장애 보조기구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수십 년 경력의 의지보조기기사들이 잃어버린 신체 기능을 보완하는 의수와 의족, 의안, 보청기, 척추보조기 등 51종의 보장구를 환자 개인의 상태에 맞게 맞춤형으로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특허를 받은 고체형 실리콘 의수는 보장구센터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피부색과 모양이 얼핏 보면 실제 손과 구별하기 힘들 만큼 흡사하다. 기술력이 널리 알려지면서 중국, 파키스탄 등 해외에서도 장애인들이 의수와 의족 등의 보장구를 맞추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의지협회에서 견학을 올 만큼 국내외에서 두루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참고로 보훈 대상자가 아닌 일반인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지자체에서 보장구 구입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에게는 건강보험공단이 자체 기준에 따라 최대 90%까지, 의료급여 수급권자에게는 거주 자치구에서 최대 100%까지 비용을 지원한다.

글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2015-12-2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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