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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다큐] 맛의 연금술사 ‘바텐더’

[포토 다큐] 맛의 연금술사 ‘바텐더’

입력 2016-04-17 13:31
업데이트 2016-04-1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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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쿡방이 유행하면서 하나를 먹어도 제대로 챙겨 먹는 파인 다이닝(Fine dining)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변화에는 연일 매스컴에 얼굴을 내비치는 연예인급 셰프들의 역할이 컸다. 요리 분야에 셰프가 있다면 주류 분야에는 바텐더가 있다. 인기 셰프 못지않은 비주얼과 서비스 정신 그리고 전문성으로 무장한 바텐더들이 술자리라면 폭탄주 일색이던 한국 사회에서 한 잔을 마셔도 맛있고 멋있게 마시는 ‘파인 드링킹’(Fine drinking)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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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의 바 ‘앨리스’의 메인 바텐더인 이진용씨가 다양한 색깔과 맛의 칵테일을 만들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청담동의 바 ‘앨리스’의 메인 바텐더인 이진용씨가 다양한 색깔과 맛의 칵테일을 만들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흔히 바텐더의 뜻은 일본 만화 ‘바텐더’에 나온 대사처럼 ‘Bar(바)+tender(부드럽게 하는 사람)’라고 알려져 있다. 아마도 바텐더가 가져야 할 서비스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해석일 것이다. 하지만 원래의 뜻은 ‘Bar’와 돌보다라는 뜻의 ‘tender’가 합쳐져 바의 전반적인 면을 돌보는 전문적인 직업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
 바텐더는 일반적으로 클래식 바텐더, 플레어 바텐더, 믹솔로지스트로 나뉜다. 바의 신사로 불리는 클래식 바텐더는 조주기구를 이용해 전통적인 레시피로 칵테일을 만든다. 그리고 과거 유행했던 웨스턴바에서 병을 돌리고 불꽃을 뿜는 등 볼거리 위주로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를 플레어 바텐더라고 부른다. 마지막으로 손님의 기분과 취향에 맞게 새로운 레시피로 수만 가지의 맛을 만들어 내 술의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바텐더를 믹솔로지스트라 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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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 이종호씨가 다양한 외국 식재료를 만날 수 있는 서울 강남의 한 푸드마켓에서 칵테일에 접목시킬 재료를 찾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바텐더 이종호씨가 다양한 외국 식재료를 만날 수 있는 서울 강남의 한 푸드마켓에서 칵테일에 접목시킬 재료를 찾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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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 우성현씨가  해산물코너에서 가니쉬(Garnish 요리 위에 곁들이는 장식, 식재료)로 사용될 미역을 고르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바텐더 우성현씨가 해산물코너에서 가니쉬(Garnish 요리 위에 곁들이는 장식, 식재료)로 사용될 미역을 고르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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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  우성현씨가 해산물코너에서 가니쉬(Garnish 요리 위에 곁들이는 장식, 식재료)로 사용될 톳을 고르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바텐더 우성현씨가 해산물코너에서 가니쉬(Garnish 요리 위에 곁들이는 장식, 식재료)로 사용될 톳을 고르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바에서 ‘알버트’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수석바텐더로 근무 중인 이진용씨는 5년차 바텐더다. 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까지 바에서 일하는 그의 낮 시간은 밤만큼이나 바쁘다. 시간이 날 때마다 새로운 칵테일에 사용할 잔을 찾기 위해서 남대문 그릇상가를 구석구석 뒤진다. 외국 식재료가 즐비한 푸드마켓도 즐겨 찾는 장소다. 그에게는 새로운 칵테일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뱅크 같은 곳이다. 요즘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칵테일 대회인 월드클래스 출전권이 걸린 월드클래스코리아에서 우승하기 위해 식재료 관련 원서까지 탐독하고 있다. 이씨는 “월드클래스에서 꼭 우승해 전 세계에 한국 역시 바의 강국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며 2년째 출전하는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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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스트바 50에서 4년 연속 1위로 선정된 런던  ‘Artesian’의 바텐더 알렉스가 한국 바텐더를 대상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열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월드베스트바 50에서 4년 연속 1위로 선정된 런던 ‘Artesian’의 바텐더 알렉스가 한국 바텐더를 대상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열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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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 이진용씨가 영업이 시작되기 전 바에 앉아 식재료 관련 원서를 휴대폰 영어사전을 동원해가며 읽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바텐더 이진용씨가 영업이 시작되기 전 바에 앉아 식재료 관련 원서를 휴대폰 영어사전을 동원해가며 읽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강남의 한 바. 70여명의 바텐더들이 외국인 바텐더들의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강사로 나선 이들은 영국의 권위 있는 주류전문잡지 ‘드링크 인터내셔널’이 선정하는 월드 베트스 50 바에 4년 연속 1위로 오른 영국 ‘아르티잔 바’의 메인 바텐더들이다. 이 강의는 칵테일 창작에 접근하는 방식에서부터 고객 응대법 그리고 바의 운영까지 바텐더의 전반적인 기술과 자세를 알려주는 ‘마스터 클래스’다. 이 행사를 주최한 유재광 코리아바텐더길드 수석부회장은 “4시간 동안 진행되는 강의인데 통역하는 시간도 아까워 통역 없이 진행하고 있다. 세미나의 집중도가 다른 학술 세미나 못지않다”며 “새로운 것을 습득하려는 바텐더들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바’라는 공간에 대한 오해가 많다. 퇴폐적인 느낌의 바에서 술을 따라주는 예쁜 아가씨를 바텐더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런 한국 바에 대한 이미지를 재정립하고 독주와 폭음으로 대변되는 한국 술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바텐더들이 기울이는 노력에 기대를 걸어본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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