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
이 콩을 가장 쉽고 맛있게 먹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많은 이들이 여름철에 즐기는 콩국수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콩국수는) 콩을 갈아 만든 콩국에 국수를 삶아 말아 먹는 음식이다. 콩의 단백질과 지방질을 그대로 살릴 수 있으므로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몸을 보할 수 있는 음식이다”라고 설명한다. 콩국수는 한여름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 주는 전통의 서민 먹을거리다. 만들기가 그리 까다롭지도 않고 특별한 비법도 없어 보통 집에서 맛깔나게 즐길 수 있는 국민 음식이다.
강산옥 여사장과 함께.
긴 행렬이 보이지 않는 영업개시 전 진주집.
진주회관의 걸쭉한 콩국수.
진주가 고향인 사장의 안주인은 사망했으나 비법은 전수되고 있다는 것인데, 명문대 출신 두 아들 부부까지 음식점 경영에 동참할 정도로 성업 중이다. 걸쭉하고 구수한 콩국물에 쫄깃한 면발을 자랑하는 콩국수에는 면과 국물 외에는 아무런 고명이 없다. 콩국물은 씹어 먹어도 될 정도이고. 매콤한 겉절이가 곁들여진다.
또 다른 프리미엄 콩국수를 선보이는 곳이 서울 서소문 소재 ‘진주회관’이다. 진주집과는 인척 간으로 모 재벌회장 등 유명 인사들이 즐겨 찾았다고 한다. 콩국수의 특징이나 맛은 여의도 집과 비슷하나, 익은 김치를 내놓는 것이 또 다른 맛이다.
을지로4가에 있는 ‘강산옥’은 숨어 있는 작은 맛집이다. 계절에 따라 콩비지찌개와 콩국수 가운데 하나만 하는데 6~8월에는 콩국수다. 콩과 검정깨로 만든 콩국은 ‘예술’이고, 면은 소면을 쓴다. 주인아주머니와 딸이 운영하는 ‘진심’ 가족식당으로, 사람을 쓰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게 확장도 마다한다. 몇 개 안 되는 테이블에 앉으면 주문을 안 해도 음식이 나온다. 메뉴가 하나뿐이니까.
한여름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 주는 콩국수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솔푸드로서 손색이 없다. ‘진한 콩국 vs 연한 콩국’, ‘순수 콩국 vs 깨와 땅콩을 가미한 콩국’, ‘쫄깃한 면 vs 소면 vs 메밀면’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조합으로 훌륭한 콩국수 메뉴를 선보이는 곳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2016-08-04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