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 발언 수십건 중 심의는 고작 3건
[표]리우 올림픽 중계 중 논란이 된 표현들
트위터 ‘주단(@J00_D4N)’ 아카이브 사이트 중 일부.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실 제공
1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성태(비례) 의원이 방심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심위는 지난달 6일 SBS의 리우 올림픽 여자 유도 -48㎏ 8강 경기 중계 중 남성 캐스터가 여성 선수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과 8일 같은 방송의 여자 배영 예선 중계에서 남성 해설위원이 “박수 받을만 하죠, 얼굴도 예쁘게 생겼고 말이죠”라고 발언한 것, 7일 KBS-1TV의 비치발리볼 중계 중 나온 남성 아나운서의 “해변을 미녀랑 가야지… 남자끼린 주로 삼겹살 집”이라는 발언에 대해 모두 ‘문제 없음’이라고 결론 냈다.
현행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27조 5항에 따르면 방송은 불쾌감, 혐오감 등을 유발해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을 해선 안 되고 불가피한 경우에도 표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 30조에 따르면 방송은 양성을 균형있고 평등하게 묘사해야 하고 성차별적 표현, 성을 부정적, 희화적으로 묘사하거나 성별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장해선 안 된다.
그러나 올림픽 기간 방송에서 나온 표현들이 이런 규정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인터넷 등을 통해 논란이 됐지만 방심위가 심의조차 하지 않은 표현 중엔 ▲“(여자 펜싱 최인정 선수를 소개하며) 무슨 미인대회 출전한 것처럼요… 서양의 양갓집 규수의 조건을 갖춘 것 같은 선수” ▲“여성 선수가 철로 된 장비를 다루는 걸 보니 인상적” ▲여자 유도 -48㎏급 중계 도중 여성 아나운서에게 몸무게가 48㎏이 넘는지 물어본 일 ▲“(여성 선수의 구간 기록을 보며) 지금 결혼을 하면서 이렇게 기량이 상승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남편의 사랑의 힘인가요?” ▲“여자 선수, 여자에게는 그날의 컨디션이 중요하거든요” ▲“여자 선수들 같지 않고 남자 선수들 같이 기술력이 좋으며 파워풀하다”(이상 KBS) ▲“(여성 역도 선수의 선전에) 두 딸을 둔 엄마의 힘인가요?” ▲“이 선수가 신인 때 이름이 참 예뻐서 제가 눈여겨 봤던 기억이 있는데” ▲“남자 선수도 아니고 여자 선수가 이렇게 한다는 건 대단합니다”(이상 SBS) 등이 있다.
김 의원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올림픽 중계 도중 해설위원들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고 해당 내용을 많은 언론이 다뤘으니, 방심위는 자세한 심의로 국민 정서에 맞는 결론을 내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미성년자를 포함한 모든 연령이 시청하는 올림픽 방송인만큼 엄격한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