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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 포커스] 2017 대선 1라운드/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금요 포커스] 2017 대선 1라운드/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입력 2017-02-02 21:08
업데이트 2017-02-02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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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17 대선 1라운드가 시작됐다. 물론 대통령 당선자가 최종 결정될 때까지 몇 번의 반전 드라마가 더 있을지 모른다. 한국 선거정치의 역동성 때문이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면 관심과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지만 그만큼 우리 정치의 불확실성은 높아졌다. “4월 말 또는 5월 초의 조기 대선”일 것이라는 예상은 가능하지만 선거를 언제 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2017 대선정국 1라운드는 반기문 사퇴와 함께했다. 그의 사퇴는 ‘신념윤리와 책임윤리의 부재’를 보여 준다. 그는 “정치 교체”를 내세웠지만 그 변화의 방향이 분명치 않았다. 정체성 위기였다. 정치 교체의 신념윤리를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변화 주도의 정치력도 갖추지 못했다. 책임윤리의 실패다. 정치는 뚜렷한 신념과 무거운 책임감 없이 나설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최근 여론의 흐름을 보면 예상보다 빨랐을지는 모르지만 반기문 사퇴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하는 게 타당하다. 시간이 더 지체됐다면 개인적 상처가 더 깊었을 것이다. 반기문 사퇴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그의 사퇴 결정에 대해 “잘한 결정이다”라고 말한 사람이 10명 중 8명에 가깝다. “잘못한 결정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17%에 불과했다.

돌이켜 보면 반기문 사퇴의 여론 흐름은 지난해 12월 초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전후가 분기점이었다. 물론 그 시작은 주말마다 이어진 광화문 촛불집회였다.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심판과 교체”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높아졌다. 그때부터 2016년 9월부터 계속되어 온 ‘반기문 우세’가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심판과 정권 교체”를 내세운 ‘문재인 우세’로 바뀌게 된다.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중도 절반에 이르게 됐다. 호남은 물론 영남에서조차 이번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필요하고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는 여론에서도 확인돼 2017년 신년 조사 10개 중 9개에서 ‘문재인 우세’로 이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조사에서는 문재인-반기문의 격차가 더블스코어로 나오기도 했다. 호남에서의 문재인 지지율이 절반에 가까워지면서 ‘문재인 대세론’에 동의하는 사람들도 높아졌다. ‘호남 대표 문재인’을 최종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이전보다 훨씬 좋아진 것은 분명했다. 설 연휴 전후에 실시된 6개의 여론조사에서도 양상은 비슷했다. 문재인 우세의 여론조사가 지난 한 달간 16개 중 15개였다.

이렇게 보면 지금은 2007년 상황과 비슷하다. 2007년이 “진보 10년의 평가”였다면 2017년은 “보수 10년의 평가”다. 당시 열린우리당과 지금 새누리당의 여권 분열도 비슷하다. 10년 전 진보진영이 붕괴 직전이었다면 지금은 보수진영의 궤멸 직전 상황이다. 이번 대선에서 보수는 역전은 고사하고 존재감 확보가 최선의 목표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우세’는 ‘문재인 대세론’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보수의 희망’으로 여겨졌던 반기문의 사퇴가 결정적이다. 2017 대선정국 1라운드의 승자는 문재인이다. 관건은 반기문 사퇴 이후 문재인 지지율이 40%를 돌파하느냐 돌파한다면 어디까지 가느냐다. ‘문재인 비호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한 셈이다. 그에겐 강력한 지지층이 존재하지만 그만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문재인 우세와 문재인 대세의 분기점이 대선정국 1라운드의 핵심이다.

문재인의 반대쪽을 보면 중도보수보다 중도진보 진영의 합종연횡이 일단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 4자 구도에서 출발하지만 2라운드에 들어서면서 3자 구도 또는 최종적으로 양자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2017 대선의 승부는 유권자들이 ‘시대정신의 담당자’를 누구로 보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주요 대선후보들의 구호를 보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단어가 있다. ‘교체’다. “정권 교체, 정치 교체, 시대 교체, 기득권 교체, 세대 교체.” 2017 시대정신의 핵심은 한마디로 변화다. 변화와 함께 안정과 신뢰감도 유권자들은 필요로 한다. 균형도 주요 구호다. 누가 안정의 기조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변화를 선도할 수 있을까. 국민의 고민과 선택의 2017 대선. 오늘 시작이다.
2017-02-0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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