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이어 음원 유통 차질 우려…“서비스 지속, 제재는 체감 못해”

지난 2일 중국 왕이뮤직에서 한국 음악 차트가 사라졌다는 소식이 들리자 가요계는 공연에 이어 음원 유통도 차질을 빚을지 긴장하는 분위기다.

롯데의 사드 부지 결정 이후 중국의 전방위 보복 조치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제기된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의 수위가 더 높아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미 한국 가수들이 중국에서 공연을 열거나 현지 방송에 출연하는 길은 막혔지만, 음원이나 뮤직비디오 유통에는 차질이 없었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3일 여러 중국 음악·동영상 사이트에서는 한국 음원과 뮤직비디오가 서비스되고 있었다

중국의 대표적인 음악사이트 큐큐(QQ)뮤직에는 한국 차트가 올라있으며 정기고와 찬열의 듀엣곡 ‘렛 미 러브 유’(Let me love you)가 1위를 지켰다.

또 다른 음악사이트 쿠워(KUWO)에는 한국의 엠넷 차트가 일본 오리콘, 미국 빌보드, 영국 UK 차트와 함께 연동돼 서비스되고 있다. 엠넷 차트를 누르면 트와이스의 ‘낙낙’(KNOCK KNOCK)이 1위에 올라있다.

중국 대표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iQiyi)와 또 다른 동영상 사이트 인웨타이에도 한국 차트가 있으며 모두 태연의 신곡 ‘파인’(Fine)이 1위에 올랐다. 한국 차트를 삭제한 왕이뮤직도 국내 가수들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계속 업데이트하며 서비스하고 있다.

아이돌 기획사의 해외사업팀 중국 담당자는 “한국 차트의 삭제 여부보다 더 중요한 건 음원이나 뮤직비디오 유통 판로에 제동이 걸리느냐”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음반유통사나 대형기획사는 이들 업체와 정식 유통 계약을 맺고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대형기획사의 경우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 산하 음악회사와 각각 콘텐츠 계약을 맺고, 중소기획사들은 국내 음반유통사의 해외 유통망을 주로 이용한다.

현재 SM엔터테인먼트는 알리바바그룹 산하 알리뮤직, YG엔터테인먼트는 텐센트 산하 QQ뮤직, JYP엔터테인먼트는 텐센트와 합병한 해양음악그룹(CMC)과 독점 계약을 맺고 음원과 뮤직비디오 등의 콘텐츠를 유통한다.

기획사들은 아직 중국 업체에서의 제동이나 별다른 움직임은 관측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한 기획사 홍보실장은 “음원이나 뮤직비디오와 관련해 온라인상에서의 제재는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콘텐츠를 계약한 중국 기업에서도 별다른 관련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와 KT뮤직 등의 음반유통사 관계자들도 “중국과 계약된 음원 서비스와 관련해 현재로썬 별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되레 기획사들은 가수들의 공연이나 방송 출연이 제한된 가운데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 라이브 서비스들이 생겨나 출연 제안이 온다고 했다.

여러 아이돌 그룹을 보유한 기획사의 중국 담당 직원은 “최근 인웨타이가 국내 V앱 채널과 같은 ‘스타 라이브’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레드벨벳과 빅스 등의 한국 가수들이 출연했다”며 “국내 기획사들과 계약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속단하긴 이르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의 남상현 팀장은 “이젠 정부 차원의 규제가 공공연해졌으니 제재가 강해지는 흐름이 될 것”이라며 “유통 음원을 내리진 않을지라도 수익을 높이고자 운영한 전용 채널(한국 차트)을 없애는 사이트가 생겼으니 앞으로 주의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남 팀장은 이어 “새로운 음원 계약이 진행될지, 이미 서비스되는 음원의 공급 계약 기간 이후가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며 “중국은 2014년 이후 정부 차원의 저작권 보호 움직임으로 음악 시장 규모가 연간 1조원 규모로 성장했고, 한국 가요계의 중국 수출 콘텐츠는 음원이 70%를 차지한다. 공연이 이미 타격을 받은 만큼 음원 유통도 영향을 받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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