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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인정할 때 고립의 그늘서 벗어난다

남을 인정할 때 고립의 그늘서 벗어난다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입력 2017-03-03 22:36
업데이트 2017-03-0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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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의 추방/한병철 지음/이재영 옮김/문학과지성사/133쪽/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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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 창구로 활용된 지 오래다. 사람들은 자신과 같은 생각을 지닌 이들을 발견하며 공감대를 확인한다. 더 많은 ‘좋아요’를 받기 위해 획일화된 정보를 경쟁적으로 재생산한다.

저자에 따르면 ‘좋아요’의 공동체는 지옥일 뿐이다. ‘좋아요’의 공동체 속에서 우리는 낯선 타자와 마주할 기회를 잃고 같은 것의 폭력에 휘둘린다.

자신에게만 익숙하게 길들여진, 같은 것이 창궐하는 나르시시즘적 사회는 인간을 자기 착취로 이끈다. 침묵과 고독의 자유 공간을 억압받는 우리는 결국 세상 곳곳을 다니면서도 제대로 된 경험을 전혀 하지 못하고,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를 쌓으면서 어떤 지식에도 도달하지 못한다.

같은 것의 테러 속 구원의 손길은 타자에게 있다. 저자는 낯선 존재, 불편한 존재로만 인식해 온 타자야말로 우리 자신과 세계에 대한 인식과 성찰을 가능하게 해 주고 고립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우선 타자를 환영하고 타자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긍정하라고 조언한다. 타자의 말을 경청하고 타자에게 대답하는 책임의 언어를 다시 배울 때 비로소 제대로 된 담론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작 ‘피로사회’, ‘투명사회’ 등에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가 지배하는 우리 시대를 예리하게 고찰한 한병철 베를린예술대 교수의 신작으로, 경구처럼 짧고 함축적이면서 핵심을 찌르는 문장이 문제의 근원을 파고든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7-03-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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