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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허울뿐인 3할 타자들…‘우물 안 개구리’ 한국 야구

[WBC] 허울뿐인 3할 타자들…‘우물 안 개구리’ 한국 야구

입력 2017-03-08 10:44
업데이트 2017-03-0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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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KBO리그 3할 타자 40명…WBC서는 19이닝 1득점전문가들 “한국 야구 미래 위해 스트라이크존 조정 불가피”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5명의 타자 가운데 지난 시즌 타율 3할을 넘기지 못한 건 이대호(롯데)와 허경민(두산), 김태군(NC)까지 3명뿐이다.

이대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대표팀에 3할 미만은 2명이라고 볼 수 있다.

대표팀에는 강타자의 상징인 3할 타자가 즐비하지만, WBC 1라운드 예선 2경기에서 낸 점수는 1점이 고작이다.

타선 침묵 속에 대표팀은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연달아 져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WBC 2회 연속 예선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게 됐다.

이러한 결과에는 수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잃어버린 ‘허울뿐인 강타자’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이번 대표팀 야수는 추신수(텍사스)와 김현수(볼티모어), 강정호(피츠버그), 박병호(미네소타) 등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를 모두 제외하고 국내파로 꾸려졌다.

야구계에서는 “메이저리그 선수가 빠졌지만, 이번 대표팀 타선은 절대 약하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많은 3할 타자들은 ‘우물 안 개구리’였다.

좁은 스트라이크존과 얇은 투수층을 발판삼아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온 야수들은 국제대회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2006년 한국 대표팀은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대만과 일본에 패해 동메달에 그친 ‘도하 참사’를 남겼다.

당시에는 지금과 반대로 리그에 투고타저가 극심했고, KBO는 2007시즌부터 공인구를 교체하고 마운드를 낮췄으며 스트라이크존까지 재조정했다.

모두 국제무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처방이었다.

그동안 KBO는 마운드 높이 조정 등 투타 균형을 한 번에 바꿀만한 변화를 자제하겠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번 대회 이후 스트라이크존 재조정은 더는 미룰 수 없다.

지난해 윈터미팅에서 염경엽 SK 와이번스 단장은 “좋은 투수는 심판이 만들기도 한다”며 “야구의 미래를 위해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 역시 이번 대회를 앞두고 비슷한 이야기를 한 바 있다.

극심한 타고투저는 경기 시간을 늘리고 투수 혹사를 부추긴다.

KBO리그는 2013년 이후 타고투저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좋은 투수는 점점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지난해 KBO리그의 3할 타자는 4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리그 타율도 0.290으로 3할에 육박했다.

이처럼 ‘타자 천국’이었던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에 익숙해진 타자들은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리그 심판의 볼 판정에 당황스러워했다.

메이저리그는 KBO리그와 비교해 몸쪽 공을 잘 잡아주지 않는 대신 높은 공에 후한 편이다.

대표팀 타자들은 이스라엘전에서 볼이라고 생각해 그냥 보낸 공들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눈에 띄게 당황했다.

세계 무대를 호령했던 한국 야구가 영광을 되찾으려면 투타 균형 재조정이 시급하다.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힘들더라도, 그게 한국 야구의 체질을 바꿀 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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