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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혼으로 무산된 결혼식을 자선행사로 바꾼 호주여성

파혼으로 무산된 결혼식을 자선행사로 바꾼 호주여성

입력 2017-03-17 09:56
업데이트 2017-03-1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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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기억보다는 긍정적인 날로 바꾸고 싶어”

결혼일이 잡혀 식장은 예약됐고, 초대장은 발송됐다. 하지만 뒤늦게 서로가 결혼 상대가 아니라는 끔찍한 결론에 이르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4살의 호주 여성이 결혼식 3개월 전의 안타까운 파혼을 삶을 긍정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훈훈한 이야기로 바꿔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고 호주 언론이 17일 전했다.

시드니에 사는 직장인 안젤라 탄은 하이스쿨(중고교과정) 시절 3살 연상의 선배와 사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대학을 가고 취업을 하면서 전과는 다른 틈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2015년 중반 결혼을 약속했다. 돈을 모아 결혼식을 하기로 하면서 결혼일은 다소 미뤄졌다.

약혼하고 함께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결혼이라는 현실 앞에서 상대의 흠이나 생각의 차이도 도드라져 보일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으로 결혼 계획을 세우면서 다툼도 잦아졌고, 안젤라는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불신과 불만을 약혼자에게 작심하고 털어놓기도 했다.

안젤라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는 바로 아이를 갖길 원했고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여행을 원했지만, 그는 저축을 바랐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가 일자리를 잡기를 원했지만, 나는 반대했다”라고 일간 데일리 메일에 말했다.

사귈 때는 이런 이야기들에 건성건성 넘어갔지만, 약혼하고 나서는 이것들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안젤라는 덧붙였다.

두 사람은 결국 지난해 성탄절이 지나고 결혼식을 취소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아픈 마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르는 안젤라에게 동료 한 명이 뜻밖의 제안을 내놓았다.

식장, 꽃장식, 연회 등의 예약에 쓰인 큰돈을 그냥 날리는 대신 친구와 직장 동료들을 초청해 자선 모금 행사를 열자는 것이었다.

안젤라는 “결혼하기로 한 날을 감출 수는 없었고 우울한 기억보다는 좀 긍정적인 날로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 약혼자도 이런 계획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안젤라는 모금액 전부를 외국 빈곤층의 자활을 돕는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그는 “세상에는 사회경제적 환경 때문에 잘못된 결혼임을 알면서도 이를 거부할 수조차 없는 여성들이 있다”며 “내가 나의 결혼에 관해 결정한 것처럼 이들 여성에게 재정적 도움을 줘 나처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고 말했다.

자선행사는 다음 달 8일 열리며, 이번 행사의 취지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위한 온라인 모금 활동도 벌어지고 있다.

꽃장식 업체와 연회 업체도 행사 취지를 듣고는 행사 비용 일부를 받지 않기로 하면서 안젤라를 후원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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