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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1·2인자 ‘불편한 동거’ 파열음…‘두테르테 탄핵’ 갈등

필리핀 1·2인자 ‘불편한 동거’ 파열음…‘두테르테 탄핵’ 갈등

입력 2017-03-17 10:23
업데이트 2017-03-1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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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마이웨이’를 고수하는 대통령과 이에 제동을 걸려는 부통령 간에 갈등이 다시 증폭되며 정국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야당 소속 하원의원이 16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자 집권 여당은 그 배후에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필리핀은 대통령과 부통령을 따로 선출한다. 로브레도 부통령은 야당 자유당 소속으로, 작년 6월 말 새 정부 출범 때부터 마약 척결 방식 등 주요 정책을 놓고 불협화음을 예고했다.

야당 의원이 가장 큰 탄핵 사유로 든 것은 마약 용의자 초법적 처형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 이후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8천 명 이상의 마약용의자가 경찰이나 자경단 등에 의해 사살되자 인권 유린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자 로브레도 부통령은 최근 유엔에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유혈 소탕전을 비판하는 공개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로브레도 부통령은 “필리핀 국민이 (경찰의 마약용의자 즉결처형으로) 희망을 잃고 무력해졌다”며 국제기구의 조사를 요청했다.

여당 소속인 판탈레온 알바레스 하원의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테르테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 로브레도 부통령의 연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알바레스 의장은 “대통령직 인수를 꿈꾸는 여성이 있다”며 로브레도 부통령을 겨냥했다.

로브레도 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 사형제 부활, 형사처벌 연령 하향 조정 등 정부의 주요 정책을 놓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에르네스토 아벨라 대통령궁 대변인은 “탄핵안 발의가 정부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큰 음모 가운데 일부”라고 주장했다.

또 로브레도 부통령의 대유엔 영상 메시지 발표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단지 우연인 것 같지는 않다”며 야당 측의 ‘정치적 쿠데타’ 시도를 의심했다.

하원의원 292명 가운데 90% 이상이 친두테르테 진영 의원이어서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여야 대립은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여당이 하원에서 사형제 재도입에 반대한 의원 12명의 부의장직 또는 상임위원장직을 박탈해 야권으로부터 “독재로 향하고 있다”는 반발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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