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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포구 화재, 좌판 상인들은 ‘무등록’…보험 미가입으로 ‘보상 어려워’

소래포구 화재, 좌판 상인들은 ‘무등록’…보험 미가입으로 ‘보상 어려워’

장은석 기자
입력 2017-03-18 16:43
업데이트 2017-03-1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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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포구 화재현장’하나라도 건질 게 있나’ 상인들 막막
소래포구 화재현장’하나라도 건질 게 있나’ 상인들 막막 18일 오전 1시 36분쯤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큰불이 나 2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소래포구 어시장 내 점포 330곳 가운데 220곳이 불에 탔다. 사진은 상인들이 화재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 2017.3.18 연합뉴스
18일 새벽 큰 불이 난 인천 소래포구가 잿더미로 변했다.

특히 좌판상점들은 무등록 시설로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피해보상을 받기가 어려워 상인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날 인천시 남동구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논현동 117 소래포구 어시장 일대는 국유지 개발제한구역이다. 관할 남동구에 정식 등록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구가 관리하는 6개 전통시장에도 소래포구 어시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건축법상으로는 비닐 천막 형태의 무허가 가건물인 탓에 화재보험에 가입하지도 못했다.

상인회 관계자는 “화재보험에 가입하려고 해도 불법건축물이라서 보험사에서 받아주질 않았다”고 말했다.

좌판상점 중 약 70곳은 손님이 음식물을 먹고 탈이 났을 때 보상받을 수 있는 음식물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화재 피해는 보험 지급 대상이 아니어서 상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화재로 받을 수 있는 화재보험금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2010년과 2013년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각각 30개 안팎의 상점이 화재 피해를 봤을 때도 상인회 기금을 중심으로 복구 비용을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300개가 넘는 좌판상점이 수십 년간 무등록 상태로 영업할 수 있었던 것은 1930년대 염전 조성 이후 젓갈 판매상들이 하나둘 늘며 시장이 자생적으로 형성됐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포구 한편에서 아무 자리에나 상인들이 대야를 늘어놓고 수산물과 젓갈을 팔던 것이 1970년대 들어서 숫자가 늘며 연립천막 형태를 갖추게 됐다.

좌판상점 상인들은 현재는 국유지 관리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와 대부계약을 맺고 연간 100만원가량의 임대료를 내고 영업한다.

남동구는 소래포구를 국가 어항으로 선정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연내에 국가 어항으로 지정되면 무등록 좌판상점 일대를 대상으로 현대화 사업을 벌여 제도권 안에서 관리할 방침이다.

전통시장 화재보험 가입률은 소래포구뿐 아니라 전국 다른 전통시장도 매우 저조하다.

중소기업청 자료를 보면 전통시장 화재보험 가입률은 2015년 21.6%에 그쳤다.

상인들은 높은 보험료가 부담돼 가입을 꺼리고, 보험사는 화재 위험성이 커 보험 인수를 주저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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