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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아베, 각종스캔들에 휘청…평화헌법 개정야욕 ‘타격’

‘잘나가던’ 아베, 각종스캔들에 휘청…평화헌법 개정야욕 ‘타격’

입력 2017-03-19 11:15
업데이트 2017-03-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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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인사 국유지 헐값 매입에 아베부부 연루 의혹…지지율 급락

“아베 총리로부터 기부금 100만엔(약 1천13만원) 을 받았다.”

지난 16일 나온 이 폭탄 발언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취임 후 최대 위기를 겪게 됐다.

부인 아키에(昭惠)와 측근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에게 쏠렸던 의혹의 화살이 아베 총리 자신을 향하게 된 것이다.

발언자는 극우인사인 오사카(大阪)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이사장.

작년 해당 지방정부와 수의계약을 통해 초등학교 부지로 국유지를 평가액의 14% 수준인 1억3천400만엔(약 13억5천800만원)의 헐값에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며 곤경에 처한 인물이다.

아베 총리의 열성팬을 자처하던 이 극우인사가 아베 총리와의 ‘관계’를 폭로한 것이다.

◇ ‘아키에 스캔들’이 아배로…속속 드러나는 증거들

스캔들은 퍼스트레이디 아키에 여사에서 시작됐다. 아키에 여사는 문제 초등학교의 명예 교장이어서다. 헐값 매입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선이 아키에 여사에게 쏠렸다.

아키에 여사는 지난 2014년 4월 모리토모 학원이 운영하는 쓰카모토 유치원을 방문했다가 원생에게 “아베 총리는 일본을 지켜주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감동해 해당 초등학교에 명예 교장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이 학원이 초등학교 건립 기금을 모금하면서 학교 이름을 ‘아베신조 기념 소학교(초등학교)’로 명명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학교 이름에 아베 총리의 이름을 넣을 정도이니 가고이케 이사장과 아베 총리 부부 사이에 모종의 커넥션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결정적인 것은 아베 총리가 아키에 여사를 통해 학교에 거액을 기부했다는 가고이케 이사장의 폭로다. ‘아베 총리의 팬’이라는 그가 궁지에 몰리자 아베와의 ‘비밀’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측은 “기부한 적 없다. 영수증 등 기록도 없다”며 부인하고 있지만, 야권에서는 사실이 맞는다면 아베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 학부모에 혐한 편지·유치원생엔 교육칙어…아베 총리 골수팬 가고이케

문제의 모리토모 학원은 유치원생들에게 노골적인 편견을 조장하는 극우 교육으로 악명이 높다.

가고이케 이사장의 부인이 부원장인 쓰카모토 유치원은 “한국인과 중국인은 싫다” 등의 표현이 담긴 편지를 학부모에게 보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유치원은 원생들에게 “아베 총리 힘내”라는 내용의 운동회 선서를 시키기도 했다. 또 군국주의 시절 일왕의 교육칙어를 원생들에게 외우도록 했다.

가고이케 이사장과 아베 총리 사이의 연결고리는 극우단체 ‘일본회의’에 있다. 극우 교육자 가고이케 이사장은 아베 총리의 골수팬임을 강조하면서 아키에 여사와 가까운 사이가 됐다. 아베 총리가 높은 지지율로 장기간 집권하는 기반에는 극우층의 뜨거운 지지가 있는데, 가고이케 이사장 역시 이 중 한 명인 것이다.

아베 총리는 가고이케 지사가 오사카 지부 임원으로 활동하는 일본회의의 특별고문으로 알려졌다. 일본회의는 평화헌법 개정을 목표로 하는 단체로, 최근 국내에도 출간된 책 ‘일본 우익 설계자들’(스가노 다모쓰)에 따르면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 의원의 280명, 아베 내각의 80%가 일본회의 회원이다.

◇ 잇단 의혹에 금가는 아베 콘크리트 지지율…‘여자 아베’ 방위상도 경질 위기

연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 굳건해 보이던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크게 떨어졌다. 이달 들어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5~8%포인트나 하락했다.

NHK(8~10일) 여론조사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전달보다 8%포인트나 낮은 51%였으며 아사히신문(11~12일)의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3%포인트 떨어지며 40%대인 49%로 내려앉았다.

간혹 조정 기간이 있기는 했지만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60% 전후에서 굳건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최근의 지지율 하락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연초부터 올해를 개헌의 해로 강조해온 그는 평화헌법 규정(9조)을 개정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로의 변신시키는 것을 꿈꾸고 있다.

연내 중의원을 해산한 뒤 총선거를 통해 개헌 우호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헌법을 개정하려고 했지만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이 같은 계획에 균열이 생기게 됐다.

아베 총리의 또다른 골칫거리는 모리토모 학원 법정 대리인을 맡았음에도 이를 부인했다가 들통난 측근 이나다 방위상이다. 이나다 방위상 역시 ‘여자 아베’로 불릴 정도로 보수 우익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 23일 국회 출두할 가고이케 이사장 주목…극우 교육자-총리 커넥션 드러날까

극우 정치인 아베 총리와 극우 교육자 가고이케 이사장 사이의 커넥션에 대한 논란은 가고이케 이사장이 증인 신문을 위해 국회에 출석하는 23일 절정에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아키에 여사로부터 기부금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아베 총리에 등을 돌린 가고이케 이사장이 어떤 발언을 할지가 아베 총리의 입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야권의 소환 요청에 난색을 보이던 자민당은 이번 사태가 아베 총리를 정면으로 겨냥하는 사태로 이어지자 결국 국회에 불러 가고이케 이사장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로 했다.

이를 통해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매입 문제에 아베 총리 부부가 개입하지 않았음을 밝히겠다는 의도지만, 오히려 새로운 의혹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가고이케 이사장은 지인들을 통해 총리를 공격할 여러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흘리기도 했다.

가고이케 이사장의 국회 출석 전에도 새로운 의혹은 계속 나올 수도 있다. 지난 17일에는 아키에 여사가 문제가 한창 불거진 뒤인 최근에도 가고이케 이사장의 부인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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